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이 시대에 가장 바람직한 민주헌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바로 각 분야에서 구체적 삶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진정한 의사를 수용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국민 내부에 축적되어 있고 또 다양한 민주화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방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본다.유신헌법이나 현행 헌법에도 인간의 기본적 자유와 권리에 대한 선언적 규정은 있다. 다만 하위법에서 제한과 유린을 가능하게 하고 있고, 어떤 경우에는 모호한 표현으로 확대해석을 할 수 있도록 함정을 파놓은 규정도 있다. 헌법에는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할 수 없다"고 되어 있지만, 유신시대 이래 집권세력은 국회의석의 과반수를 언제나 차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어 법률에 의한 국민의 기본적 자유와 인권의 제한과 유린은 집권자가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라도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헌법상의 선언적 규정은 장식용에 불과한 것이다. 진정한 민주화를 위해서는, 즉 진정한 민주개헌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의 기본적 자유와 인권에 대한 제한을 할 수 없도록 2중 3중의 장치를 해 놓은 일이 중요하다.위헌심사제도, 3권분립 원리의 엄격한 보장, 국민의 저항권 보장 등의 안전장치 마련으로 권력의 횡포와 압제, 그리고 인권유린을 막아낼 수 있게 해야 될 것이다.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는 사회의 자율과 다양한 활력을 보장하는 사회이며, 이는 사회구성원의 자기발전의 권리를 기초로 하고 있으므로 각 분야의 사람들이, 특히 사회적 약자로서 소외되고 희생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권익을 지키고 발양할 수 있는 권리와 그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 통로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복지 복지하고 떠드는 것보다는 가난한 사람들도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고, 또 그들 삶의 양식이 존중되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최근 들어 노동자와 농민, 도시빈민들이 자신들의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다가 감옥에 갇히는 일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치안차원에서가 아니라 기본권적 차원에서 인권이 보장되고 문제가 해결되도록 해야 한다고 믿는다.
같은 얘기가 되겠지만, 산업사회화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자율과 자기권익의 발현을 위해서는 그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고 또 그들의 주장이 정치에 수렴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어야 한다. 직능분야가 건전한 자율조직으로 건강한 압력단체가 될 수 있게 해주어야 할 뿐 아니라, 전국구 등의 정책적 배려로서가 아니라 선거에 의해 당당하게 그들이 의회에 진출하여 의정단상에서 자신들의 권익을 발양시킬 수 있는 선거제도의 개선 등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경제개발계획의 추진과정에서 노동자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났으며, 사회내부는 다양한 전문분야나 계층이 생성되었다.그러나 경제발전에 상응하는 정치적 발전이 없었기 때문에 자율은 획일로 통제되었고, 정치참여의 길과 폭은 오히려 5,60년대에 비해서 차단 축소되었다. 이들의 목소리가 정당하게 정치에 반영되고 소화될 수 있는 창조적인 방안, 곧 선거제도의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신진기예(新進氣銳)가, 또는 각 분야의 권익을 옹호하고자 하는 사람이 독자적인 자신의 정견과 주장으로 정치에 투신할 수 있는 길이 열려져 있어야 한다.유신시대 이래 현행의 정당 및 선거제도는 정치의 폐쇄성을 가속화시켜 정치불신과 정치적 무관심을 초래케 하고 나아가 정치가 밖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게 하는 측면이 적지 아니한 것이다. 앞으로 민주화된 사회는 체제, 반체제가 없는 사회다.그러기 위해서 체제 내에 들어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려 있어야 한다. 비록 선택은 국민이 한다 하더라도 경쟁의 기회균등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