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대체 세력으로서의 야당의 존재와, 자유언론이 마침내 민주주의를 소생시킬 수 있었던 경험을 우리는 일찍이 4.19 혁명에서 보게 된다. 4.19 혁명은 자유언론을 끝까지 수호한 노력의 한 결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적어도 언론사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기록한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4.19 혁명의 위대한 장(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언론이라고 나는 생각하는 것이다.
자유언론의 좌절하지 않는 자기책무의 완수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4.19 혁명에의 보이지 않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 자유언론이었던 점을 기억하면서, 또한 자유언론의 좌절이 민주주의의 좌절로 연결되는 다른 하나의 과정을 경험한 바 있다. `74년 말과 `75년 초에 언론계에서 활발하게 전개되었던 자유언론 실천운동은 이 나라의 민주주의에 하나의 커다란 서광으로 비춰졌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75년 초에 자유언론 실천운동에 참가한 기자들에 대한 해고, 파면이 뒤따르면서 좌절되었다. 나는 이때의 좌절이야말로 자유언론의 좌절뿐만이 아니라, 민주회복운동의 좌절과 직결되는 큰 사건으로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의 광고탄압, 언론탄압의 과정에서 또한 배운 것이 있다면, 자유언론에 대한 국민의 성원이 얼마나 열화와 같은 것이었나 하는 것이다. 스스로 자유언론을 실천하고자 했을 때, 그에 호응, 지지하는 세력이 얼마나 크게 국민 속에 잠재해 있었나 하는 것이다. 정보정치, 공작정치가 자유언론을 실천하는 언론에 대해 광고탄압을 감행해오자, 국민은 자기들의 주머니를 털어 광고를 냈다. 돈이 없는 사람은 농사지은 쌀로 광고비를 부담했고, 시장의 날품팔이 일꾼에서부터 전방을 지키는 군인에 이르기까지 다투어 몰려와 광고를 냈던 것이다.
야당과 언론의 책임은 본질적으로 국민을 향한 책임이어야 한다. 국민에 대한 책임을 자각하고 있는 언론과 야당이 있을 때 민주주의는 소생되고 회복될 희망이 있다. 그러나 그 둘이 스스로 그 책임을 외면할 때 국민은 절망할 것이다.
내가 언론과 야당의 긍지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그 책임을 누차에 걸쳐 역설한 것도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