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정치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처럼 그들에게 즐거운 일은 없다. 그들의 특권을 키우고 권력을 영구화하고, 절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 속에서 찾으려 하는 것이다. 부도덕한 정권일수록, 그리고 정당하지도 못하며,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받지 못하는 정권일수록 그들은 국민이 정치적으로 무관심해지기를 바라며 또 그것을 유도한다. 그들은 언론의 비판기능을 억제, 봉쇄하여 국민의 알 권리와 정치에 대한 관심을 억압하려 한다. 그리하여 전체 언론을 관제언론(官製言論)의 창구(窓口)로 만드는 것이다.
그들은 국민이 깨어있기보다는 잠자고 있기를 바란다. 잠재우는 것이야말로 그들 정책의 제일의 목표가 된다. 혹은 화려한 경제성장의 노래로 국민을 잠재우려 하기도 한다. 깨어있으려고 하는 노력과 잠재우려 하는 노력이 서로 상충하여 충돌한다. 어쨌든 정치권력은 국민으로 하여금 그들의 주술(呪術)과 주문(呪文)에 최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대중은 이러한 조직화된 정치권력의 대중조작에 쉽게 말려 들어간다.
이러한 핍박의 세월 속에서 깨어 있기가 힘든 지식인들과 야당하는 인사들은 차라리 무관심한 척 하려 애쓴다. 의도적으로 무관심하려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현실을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들은 척하는 것이다. '생각 안하기로 했다'든가 '신문같은 것은 안보기로 했다'는 얘기들은 무관심하려고 애쓰는 모습들을 얘기하는 것들인 것이다. 이보다 더 솔직하게 "정치얘기 같은 것은 하지 말자"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편해지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실상 그런다고 마음이 편해질 까닭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