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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무관심에 대하여 - 6


정치적 무관심에 대하여 - 6


    한편 권력의 측면에서 보면 국민이 보여주는 정치적 무관심만큼 달콤하고 바람직한 것이 없다. 정치권력은 가능하면 국민으로 하여금 정치적인 무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획책한다. 정부의 전 홍보능력을 동원하여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한다. 그들은 스포츠마저도 정치적 무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하며, 정부가 출자하고 관장하는 신문, 텔레비전, 라디오를 통하여서는 정치적 영역 이외의 분야로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하여 총력을 경주한다. 정부가 실질적으로 운영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신문이나 잡지는 다른 일반 간행물보다 훨씬 더 퇴폐적인 경우를 우리는 보는데, 이 또한 정치적 무관심을 유도하거나, 정치적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함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국민이 정치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처럼 그들에게 즐거운 일은 없다. 그들의 특권을 키우고 권력을 영구화하고, 절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 속에서 찾으려 하는 것이다. 부도덕한 정권일수록, 그리고 정당하지도 못하며,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받지 못하는 정권일수록 그들은 국민이 정치적으로 무관심해지기를 바라며 또 그것을 유도한다. 그들은 언론의 비판기능을 억제, 봉쇄하여 국민의 알 권리와 정치에 대한 관심을 억압하려 한다. 그리하여 전체 언론을 관제언론(官製言論)의 창구(窓口)로 만드는 것이다.

    그들은 국민이 깨어있기보다는 잠자고 있기를 바란다. 잠재우는 것이야말로 그들 정책의 제일의 목표가 된다. 혹은 화려한 경제성장의 노래로 국민을 잠재우려 하기도 한다. 깨어있으려고 하는 노력과 잠재우려 하는 노력이 서로 상충하여 충돌한다. 어쨌든 정치권력은 국민으로 하여금 그들의 주술(呪術)과 주문(呪文)에 최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대중은 이러한 조직화된 정치권력의 대중조작에 쉽게 말려 들어간다.

    이러한 핍박의 세월 속에서 깨어 있기가 힘든 지식인들과 야당하는 인사들은 차라리 무관심한 척 하려 애쓴다. 의도적으로 무관심하려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현실을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들은 척하는 것이다. '생각 안하기로 했다'든가 '신문같은 것은 안보기로 했다'는 얘기들은 무관심하려고 애쓰는 모습들을 얘기하는 것들인 것이다. 이보다 더 솔직하게 "정치얘기 같은 것은 하지 말자"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편해지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실상 그런다고 마음이 편해질 까닭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