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정치적 무관심에 대하여 - 2


정치적 무관심에 대하여 - 2


    한편, 역사적으로 볼 때 시대를 거슬러 옛날로 올라갈수록, 정치는 특정인의 점유물(占有物)이었다. 이때는 통치와 정치는 구별되지 못했다. 내 삶이 개선되어지는 것은 오직 통치자의 자애로운 배려였을 뿐, 내 주장이나 희망이 받아들여져 그렇게 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어 있지는 못했던 것이다. 하향식의 일방통행만이 있는 경우 이를 통치라 할 수 있을 것이고, 나의 뜻을 통치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고, 내 스스로가 그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을 때 그것을 정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인류의 역사는 특정한 개인이 점유하고 있는 통치의 상태로부터, 보다 많은 사람에 의한 정치의 형태로 확대 이전시켜 온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즉 정치하는 사람(통치자)과 그 통치를 받는 사람(국민)으로 이원화(二元化)되어 있는 것으로부터 정치하는 사람과 통치받는 사람이 다같이 국민이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설정되는 일원화(一元化)의 과정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민주주의란 정치하는 사람과 통치받는 사람이 바로 국민 하나인 제도요,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제도인 것이다. 인류역사의 진행과정에서 정치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그 중요성과 더불어 보다 많은 사람의 참여라는 쪽으로 확대, 발전하여 왔다. 그것은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이었고, 또한 인류사의 위대한 전진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동안도 각국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그것이 대세요 흐름이었던 사실을 부인할 순 없다. 그리고 다소의 우여(迂餘)와 곡절(曲折)이 있다손 치더라도 지금도 그러한 인류사의 전진은 온 세계와 인류에 걸쳐서 전반적으로 그 진행이 계속되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이렇게 정치의 영향이 엄청나게 크고, 인간 역사의 전과정을 통하여 획득한 인간의 승리로서의 정치획득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왕왕히 정치적 무관심의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것은 어쩐 일인가. 전쟁에의 위협에 언제나 직면하여 있고, 인간다운 삶의 조건이 정치권력에 의해 수도 없이 파괴, 유린되는 과정 속에 살아오면서, 정치에의 참여와 주장을 통한 보다 적극적인 자기 권리의 실현과 자기방어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반대되는 정치적 무관심이 일반화되고 있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