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태권도인 여러분!

     이 자리에 참석한 각국 선수단과 IOC 위원, 그리고 체육계 지도자 여러분!

     국제 태권도 대회가 이곳 서울에서 열리게 된 것을 축하하며, 세계 각국에서 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특히 세계 태권도를 대표하는 여러분이 태권도의 발상지인 한국 땅에서 자리를 함께 하게 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태권도는 지난 2000여년간 우리 민족과 함께 생활스포츠로서 발전해 왔습니다. 태권도를 통하여 건강한 체력과 건전한 정신력을 길렀습니다. 자신을 극복하고 다른 사람과 조화할 줄 아는 지혜를 배웠습니다. 불굴의 용기와 한없는 너그러움을 체득했습니다. 태권도가 갖는 이러한 덕목이야말로 공존공영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지구촌 가족」 모두가 공유해야 할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태권도인 여러분!

     세계는 지금 민족과 국경을 초월한 교류와 협력의 시대로 돌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의 도래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를 비롯한 세계스포츠계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믿습니다. 한국은 서울올림픽을 비롯한 국제 스포츠활동을 통해서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해 왔습니다. 나와 우리 정부도 국제사회에서의 책임과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서 세계화를 위한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태권도 역시 한국과 세계와의 가교역할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간의 이해와 협력을 증진시켜 왔습니다. 지금 전세계 140여개 국가에서 5천만명이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반영하여 2000년에 열리는 시드니 올림픽에는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습니다. 이제 태권도를 전세계인이 즐기는 스포츠로서 더욱 발전시켜야 할 책임이 여러분의 어깨에 지워져 있습니다. 태권도인의 진취적인 기상과 넓은 포용력으로 태권도의 세계화에 박차를 가합시다. 태권도를 통하여 평화로운 세계, 더불어 잘 사는 세계를 만들어 나갑시다. 그것이 바로 인류의 화합과 전진이라는 올림픽 이념을 구현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 기회를 빌어 그동안 태권도 발전에 기여해온 세계의 모든 태권도인과 특히 각별한 관심과 이해를 보여주신 IOC 위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태권도가 더욱 발전하여 온 인류의 화합과 번영에 기여해 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선수단 여러분!

     전세계 태권도인의 화합과 단결을 다짐하는 이번 대회에서 그동안 여러분이 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시기 바랍니다. 태권도의 본향인 이곳 한국에서의 체류가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1994.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