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 참석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3개국 방문을 위해, 오늘 출국합니다.
이번 APEC 보고르 정상회의는 지난해 시애틀회의에 이어 두번째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 정상들의 만남입니다. 이지역 14개국 지도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던 작년의 시애틀 회의는 처음으로 아시아·태평양 공동체의 비전을 제시한 의미 있는 모임이었습니다. 18개국 정상 및 각료들이 참석하는 이번 보고르 회의는 이 지역 최대의 정상회의로서, 아시아·태평양 공동체를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목표가 설정될 것입니다. 무역자유화를 비롯하여, 이 지역의 공동번영과 도약에 필요한 역내의 경제협력 방안이 심도있게 논의될 것입니다.
저는 이번 회의에서, 지역내의 공동선(共同善)을 대변,중재할 수 있는 우리의 국가위상을 바탕으로, 역내 국가간의 이해를 조정하여,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를 활성화시키는데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저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전후하여, 그 동안 우리와 협력관계를 꾸준히 발전시켜 온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를 방문하여, 라모스 대통령, 수하르토 대통령, 키팅 수상과 각각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이들 세나라는 교역·투자 등 여러 분야에서 상호보완적인 실질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 풍부한 나라들입니다. 저는 이번 방문을 통하여, 다가오는 21세기 새로운 아시아·태평양질서의 형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우리의 지위와 역할을 확고히 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아시아·태평양 지역내의 협력 기반을 착실히 다지고 돌아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의 국제사회에서는 적(敵)도 없고, 친구도 없습니다. 오직 경쟁자만이 있을 뿐입니다. 모든 나라가 자국(自國)의 실리추구를 외교목표의 중심으로 삼고 있습니다. 저는 국가 이익을 위해서라면, 지구의 끝에까지 달려가겠노라고 국민 앞에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또 그런 각오로 이번 방문에 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만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함께 뛰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내외의 시련과 도전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드는 지혜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서로가 모든 것을 다 '내 탓'으로 반성하고, 지금부터라도 다함께 밖을 향하여, 미래를 향하여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전진하지 않는 사람은 낙오할 수밖에 없으며,전진하기를 원하는 사람만이 전진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과 헤어져있는 동안, 밖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안에서 새로운 결의로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994.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