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나의 중국방문은 우리 두 나라의 실질협력을 한차원 높이는 뜻깊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중국 지도자들과 두 나라의 공동 관심사에 대해 매우 진지하고 폭넓은 의견교환을 가졌습니다. 특히 작년 11월 시애틀에서 만난 이후 4개월만에 다시 만난 강택민 주석과는 매우 친숙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나는 강택민 주석이 가까운 시일내에 한국을 방문해 주도록 초청하였으며, 강주석은 나의 초청을 기꺼이 수락하였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1년반 전에 외교관계를 수립했습니다. 이는 우리 두나라가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국제질서 형성에 능동적으로 대응한 결과였습니다. 두 나라는 서로의 잠재력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국가발전을 위한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는 정치·경제적으로 대변혁의 물결을 타고 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이 지역의 경제 부흥을 위한 역내 경제협력 체제의 활성화 방안이 협의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조류에 부응하여 이제 한국과 중국은 보다 심층적이고 다원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내외신 기자여러분, 우리 두 나라는 북한의 핵문제를 둘러싼 한반도의 긴장이 어느 나라에도 이롭지 않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강택민 주석과 나는 이를 재확인하였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대화와 설득을 통해 해결하고자 협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대화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중 두나라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안정,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공동의 이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개혁과 개방이라는 세계사적 조류에 동참하기를 기대합니다. 나는 남북한간에 실질적인 대화와 협력이 이루어지고, 궁극적으로 남북한 통일이 달성될 때 한반도와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가 실현될 것입니다. 이제 한·중 두 나라는 바로 이러한 남북한간 대화와 협력, 미래의 통일 한국을 내다보면서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방문기간중 나는 중국지도자들에게 이러한 점을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통일한국이 한민족에게는 물론 중국을 비롯한 이웃국가에게도 커다란 이익이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여러분, 중국은 개혁·개방 정책 추진 이후 놀라운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우리 두 나라는 수교이후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협력을 증진해 오면서 많은 호혜적인 실익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제 두 나라는 경제교류를 더욱 촉진하기 위해 제도적 기반을 넓혀야 할 시점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나의 방중을 계기로 「한·중 산업협력 위원회」가 출범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자동차, 전자교환기, 항공기생산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산업협력을 할 것입니다. 이번에 서명된 「이중과세 방지협정」도 두 나라 경제교류의 촉진을 도울 것입니다.
양국간 경제협력 확대와 아울러 APEC의 활성화 문제도 심도있게 논의되었습니다. 우리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아·태지역 경제질서 구축을 위해 긴밀히 협조해 나갈 것입니다. 중국은 GATT 가입을 위해 각종 법규를 제정하고 외환제도를 개선하는 등 여러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중국의 이러한 일련의 조치가 다자간 무역체제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합니다. 우리는 중국이 GATT 체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것입니다.
여러분, 한·중 수교가 이루어진 후 두 나라 국민간의 인적교류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1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두 나라를 오갔습니다. 나는 우리국민이 중국을 여행하는데 필요한 절차를 대폭 간소화 하였습니다. 지난 해 상해에 한국 총영사관을 설치한데 이어 청도에도 곧 총영사관을 설치할 것입니다. 두 나라 국민간의 교류확대는 상호이해와 우호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우리 두 나라는 력사적·지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바탕으로 보다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루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진정한 이웃으로서 모든 분야에서 우의를 다져나갈 것입니다. 나는 중국국민의 우정을 가슴에 깊이 새기며 내일 서울로 떠납니다. 서울로 가기 전에 천진을 방문하여 우리 두 나라 국민이 공동의 번영을 위해 함께 일하고 있는 현장을 둘러 볼 것입니다.
끝으로 나와 우리 일행을 따뜻한 마음으로 맞아주고 환대를 베풀어 준 중국지도자들과 중국국민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1994.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