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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카와 일본 총리 주최 만찬 답사

호소카와 일본 총리 주최 만찬 답사

     호소카와 모리히로 총리대신 각하 내외분! 그리고 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 일행에게 이처럼 성대한 만찬을 베풀어주시고, 한·일 관계의 밝은 미래에 관해 소중한 말씀을 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저와 총리각하는 작년 가을 경주와 시애틀에서 만났고, 이번이 세번째 만남입니다. 21세기 새로운 일본을 위해 개혁을 힘차게 이끄시는 호소카와 총리각하의 영도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아시아·태평양시대는 바로 우리 눈앞의 현실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한·일 관계의 구축은 시대적 요청입니다. 저는 지난 11월 각하의 경주방문 이후 조성된 새로운 한일관계를 더욱 굳건히 다지기 위해 귀국을 방문하였습니다. 저는 각하와의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을 통해 미래를 향한 새로운 양국관계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총리대신 각하!

     지난 30여년간 한일관계는 다방면에 걸쳐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습니다. 매년 250만명의 사람과 300억불 이상의 물자가 현해탄을 오가고 있습니다. 이제 양국관계가 질적으로 성숙된,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발전될 수 있도록, 양국민이 힘을 합쳐 나가야 하겠습니다. 2천년에 걸친 교류사를 공유해 온 양국이 공존공영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서로 가슴을 열고 따뜻한 우정을 나누어야 하겠습니다.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는 옛 성현의 말씀이 마음속에 떠오릅니다. 후손에게 물려 줄 풍요로운 양국관계의 미래를 위해 우리 함께 손잡고 인화의 정신으로 나아갑시다. 이것은 한일 양국을 이웃되게 한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것이며, 동시에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새로 출범한 한국의 문민정부와 일본의 연립정권은 각기 개혁과 개방의 기치 아래 새로운 사회건설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양국의 노력이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한·일관계를 담을 새 부대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그리고 각하의 영도 아래 추진되고 있는 각종 개혁작업이 훌륭한 결실을 맺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한·일 양국이 서로 신뢰하고 긴밀히 협력함으로써, 변혁기의 도전을 함께 극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지역 평화의 위협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귀국의 지속적인 협력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한·일 양국이 긴밀히 협력할 때, 핵없는 평화가 보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한·일 두 나라가 다가오는 아·태시대의 진정한 동반자로서 힘차게 전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내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이제 양국민은 보다 성숙되고 굳건한 한일관계의 구축을 위해 서로 지혜를 모으고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야 할 때를 맞았습니다.

     귀빈 여러분!

     한·일 양국의 영원한 우의와, 호소카와 총리 각하 내외분의 건강을 위해, 다함께 축배를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994.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