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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 연설문


육군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 연설문


    친애하는 육군사관학교 제50기 졸업생 여러분!

    오늘의 기쁨을 함께 하는 학부모, 사관생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나는 먼저 여러분의 졸업과 임관을 온 국민과 더불어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늘의 영광이 있기까지 여러분은 4년간의 알찬 교육과정을 훌륭히 마쳤습니다. 어려운 수련도 잘 이겨냈습니다. 남모르는 고통과 피땀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보람은 더욱 값진 것입니다. 여러분을 믿음직한 나라의 간성으로 길러내기 위해 정성과 노고를 다한 학부모는 물론, 학교장 장 성 장군을 비롯한 교수단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오늘 이 식전은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장교로서 첫발을 내딛는 영광스러운 자리입니다. 이 자리는 또한 여러분이 조국과 국민에 대해 무한한 충성을 맹서하는 엄숙한 자리입니다. 국민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치겠다는 여러분의 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장도에 힘찬 격려를 보냅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우리는 지난 1년동안 여러분이 몸바쳐 지킬 가치가 있는 소중한 나라, 세계 속에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떳떳한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함께 달려왔습니다. 「신한국 창조」를 위한 변화와 개혁을 추진해 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제 우리는 국가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제 사회 전반에 새로운 기운이 퍼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생기가 솟구치고 있으며, 변화와 개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나라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되었으며, 내일에 대해 밝은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세계는 지금 21세기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세계질서 재편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익을 앞세운 국가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안보환경에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분쟁과 갈등이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튼튼한 안보태세를 갖추지 못하면, 진정한 自立自尊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변화하고 있는 안보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국방태세를 갖춰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먼저, 전환기적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태세를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안보에는 시행착오가 용납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개미구멍에 큰 둑이 무너지듯이, 안보상의 조그마한 허점도 치명적인 국난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화해와 협력의 세계조류에 합류하느냐, 고립과 대결의 냉전노선을 고집하느냐로 주저하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나라가 북한의 동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금년은 우리 안보의 중요한 고비입니다. 다행히 북한이 최근 국제기구의 핵사찰을 수용함으로써 대화의 계기가 다시 조성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번에야말로 핵에 대한 투명성을 보장하고, 모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진지함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졸업생 여러분! 우리는 또한 변화하는 동북아 안보환경에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대결과 반목의 시대가 지나가고, 화해와 협력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안보는 군비증강을 통한 군비경쟁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공동안보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서, 우리는 21세기 통일한국의 안보 비전을 세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세계는 지금 국경을 넘어서는 교류와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남북한이 하나가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역사적 추세입니다. 그것은 또한 아시아·태평양시대를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한 것입니다. 통일한국은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결코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라, 더욱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 군은 이러한 새로운 안보환경에 부응하여, 더욱 능률적이며 과학적인 군대, 그리고 더욱 미래지향적이며 국제화된 군대로 발전되어야 할 것입니다. 양적인 군대보다는 질적으로 우수한 군대를 육성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21세기 한국국방의 주역이 될 신임장교 여러분!

    나는 작년 이 자리에서 국군의 참된 명예와 영광을 되찾아 주는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우리 사회 각 분야에 새로운 도약을 위한 개혁이 이루어졌듯이, 우리 군도 「신뢰받는믿음직한 군」 「깨끗한 군」으로서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과감한 자기혁신을 해왔습니다.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민주군대로, 반석같은 국방의 보루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그동안 군의 자기혁신을 위해 노력해온 각급 지휘관을 비롯한 모든 장병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격려를 보냅니다. 이제 군의 변화와 개혁은 밖으로부터의 요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인 필요와 판단에 의해서 스스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이야말로 자기자신과 가족의 생을 무릅쓰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열과성을 다하고 있는 국군 장병들에게, 명예와 자부심을 되돌려 주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자신의 안일과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는 세태에서, 나라를 위해 자신을 헌신할 수 있는 많은 직업군인이 있다는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영하의 최일선에서 온갖 악조건을 극복하고, 묵묵히 자기임무에 충실하고 있는 젊은이들은, 분명 통일한국의 주역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일꾼들입니다. 국민 모두가 군에 대해서 고마움을 느끼고, 군을 적극적으로 성원해 주어야 합니다. 군을 사랑하고 아끼는 국민만이 참다운 국민의 군대를 가질 수 있습니다.

    나는 국군통수권자로서 국군장병 여러분에 대한 신뢰와 사랑에 결코 부족함이 없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나는 또한 정예국군 육성과 직업군인의 처우개선에 깊은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군인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군인의 길은 험난하고 고통스러운 길이지만, 명예롭고 영광스러운 길입니다. 여러분의 핏줄 속에는 을지문덕 장군, 김유신 장군,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군인정신이 스며 있습니다. 부하가 나라를 위해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목숨을 던질 수 있는 것은, 지휘관에 대한 신뢰와 존경이 있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떠한 유혹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명예로운 군인의 길을 당당히 걸어가야 합니다. 그리하여 국민의 마음속에 그리고 역사속에, 존경받는 군인으로 남을 수 있도록 부단히 쇄신하며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의 늠름한 자세와 자신에 찬 눈빛을 바라보면서, 여러분에 대한 나의 기대,그리고 국민의 기대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 바입니다.

    이제 조국수호의 전선으로 떠나는 젊은 장교 여러분에게 온 국민과 더불어 뜨거운 격려를 보냅니다.

    여러분의 앞날에 영광과 무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1994.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