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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주년 국군의 날 치사


제46주년 국군의 날 치사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국군장병 여러분!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 마흔여섯번째 국군의 날을 온 국민과 더불어 경축하면서, 이 순간에도 국토방위에 전념하고 있는 국군장병 여러분에게 격려와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46년전, 우리 국군은 정부수립과 더불어 창설되었습니다. 건군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전에 동족상잔의 6.25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우리 국군은 맨몸으로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에서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냈습니다. 이처럼 우리 국군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민주의 군」으로 출발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한때 군이 민주화 과정에 걸림돌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와 같은 시련을 슬기롭게 극복해냈습니다.

    나와 우리 국민은 30여년의 고난에 찬 역정끝에 작년 2월, 마침내 이 땅에 문민정부를 세우는데 성공했습니다. 세계사의 흐름 또한 자유민주주의야말로 인류가 추구해야 할 가치라는 것을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역사는 나와 우리 국민이 걸어온 민주화의 길이 옳았고, 나아가, 통일 역시 자유민주주의가 그 바탕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한반도 전역에 꽃피는 민족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이 바로 「통일의 길」입니다.그것은 누가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니라, 남북이 다같이 걸어가야 할 길입니다. 7천만 민족구성원 모두가 주인이 되며, 인간의 자유와 복지와 존엄성이 보장되는 민주주의 통일조국을 이룩하는 것이 나와 우리 국민의 변하지 않는 목표이자 꿈입니다.

    우리 국군에게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키워나가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국군의 영원한 사명입니다. 우리 군은 개혁을 통하여 「민주의 군」으로 거듭 태어났습니다. 이제 우리 국민은 국군에 대해 한없는 신뢰와 애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 국군은 끊임없는 자기개혁을 통하여 「민주의 군」으로 그 위상을 확고히 해 나가고 있습니다. 나는, 오늘 「민주의 군」으로, 국민 앞에 그 위용을 드러낸 우리 국군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국민여러분! 국군장병 여러분!

    세계사의 커다란 흐름 속에 냉전구조는 붕괴되고 있습니다. 세계사의 흐름을 한반도만이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이제 평화도, 통일도 우리 민족의 몫으로 남겨졌습니다. 변화된 통일환경을 직시하면서, 우리는 의연하게 대처해 나가야 하겠습니다.북한이 핵무기 개발로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입니다. 핵무기가 부족해서 구(舊)소련이 붕괴된 것이 아닙니다. 비핵화공동선언의 이행은 평화유지에 필수요건입니다. 북한 당국은 군비증강과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정권의 유지를 위해서도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하루속히 깨달아야 합니다. 또한 헛된 망상일 수밖에 없는 대남 적화통일 노선을 포기해야 합니다. 북한이 진실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원한다면 하루속히 개방과 개혁의 길로 나와야 합니다. 북한의 개방과 개혁 없이는 한반도의 평화도, 민족의 통일도 진전될 수가 없습니다. 북한이 핵투명성을 보장하고 개방과 개혁의 길을 택한다면 우리는 북한에 자본과 기술을 제공할 것입니다. 그렇게되면 북한은 후발 신흥공업 국가로서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제적 보완관계를 통하여, 선진통일국가를 향한 남북 민족의 에너지를 집중시켜 나가야 합니다. 남북이 협력하는 한반도는 일본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로 이어지는 강력한 세계경제문화권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남북의 협력과 통일의 과정에서 민족특성에 맞게 창출되는 민주공동체는 새로운 문명의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나는 우리 민족이 지닌 저력을 믿습니다. 50년이 긴 세월이기는 하지만, 5천년에 비하면 아주 짧은 시간에 불과합니다. 나는 이미 8월15일, 「민족발전 공동계획」의 구상을 밝힌 바 있습니다. 흩어진 가족이 다시 만나는 문제를 비롯하여,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한 군비통제 문제, 그리고 민족발전 공동계획의 협의를 위한 남북간의 접촉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남북관계를 통하여 우리 민족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통일 과정에서 우리 자신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꺼이 그러한 역할과 책임을 떠맡을 각오와 준비를 지금부터 해나가야 합니다.

    7천만 민족의 염원이 우리에게 그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세계사의 흐름이 우리에게 그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통일과정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평화 없이는 민주공동체를 안전하게 지킬 수 없습니다. 평화 없이는 자유도 번영도 없습니다. 평화를 외면한 통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이룩한 민주발전과 경제성장은 통일조국을 향한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화에 대한 도전은 민족전체의 이름으로 반드시 응징되어야 합니다. 우리 군은 통일의 날까지 「평화의 군」으로서 이 땅의 평화를 관리해야 합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군장병 여러분!

    그러나 군인만이 평화를 지키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 땅의 진정한 평화를 다함께 창조해 나가야 합니다. 평화를 위하여 우리가 해야 할 실천목표는, 참다운 민주공동체를 건설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공동체는 민주적 기본질서가 지켜지는 사회입니다. 국민들의 참여와 창의가 확대되는 사회입니다.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공동체입니다. 사회정의가 강물처럼 흘러, 모든 사람이 더불어 잘사는 사회입니다. 인간성이 살아 숨쉬고, 서로가 사랑의 끈으로 묶여진 도덕적 복지공동체입니다. 밖으로는 국가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선진국이 거쳐간 시행착오를 뛰어 넘어야, 우리는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고도성장기에 가졌던 보람과, 사명감, 그리고 국가적 성취에 대한 헌신적인 열정을 다시 가져야 합니다. 모처럼 살아나고 있는 국민 경제를 일으켜 세워, 제2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합니다. 안으로는 계층간, 지역간, 세대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이루어 나가야 합니다. 우리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해소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 공동체가 정의에 기초한 화해와 일치를 이룰 때, 그것이 바로 평화통일의 밑바탕이 될 것입니다.

    민주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을 위하여, 무엇보다도 우리는 변화와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부정부패의 척결은, 모든 부조리와 불합리가 사라지는 날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생활개혁을 범국민적으로 전개해야 합니다. 정부가 개혁을 주도해 주기를 바라기보다는 나 자신이 개혁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찾아 나서야 합니다.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집단적 이기주의의 분출이 과연 옳은 일인지 반성해야 합니다. 이기주의 때문에 공동선(善)과 국가의 백년대계를 그르칠 수는 없습니다. 대통령 혼자 모든 개혁을 다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만이 개혁하는 것도 아닙니다. 개혁은 함께 하는 것이며, 함께 하는 개혁만이 진정한 개혁입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여러 영역에서 자발적인 시민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크게 고무받고 있습니다.진정한 평화는 건강한 민주공동체를 함께 건설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나는 대통령으로서 민주공동체의 수호와 발전을 위해 성스러운 국가보위의 책무를 다할 것입니다.

    국군장병 여러분! 우리 국군은 자유와 민주를 수호하기 위해 평화를 지키는 「민주의 군」이며, 「평화의 군」입니다. 국민과 함께 민주공동체 건설하고, 보위하는 「국민의 군」이며, 국제화 시대를 선도하는 「과학 기술의 군」입니다. 평화 속에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밑받침하는 「통일의 군」입니다.

    나와 우리 국민은 이러한 시대적 소명에 투철한 우리 국군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나는 우리 군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안보태세로 평화와 통일에 대한 민족의 뜨거운 소망을 이루는 초석이 되어 줄 것을 다시 한번 당부합니다.

    우리가 선진 통일 국가를 이룩할 때, 우리 민족은 이제까지 누려보지 못했던 가장 영예로운 평화를 마침내 향유하게 될 것입니다. 조국과 더불어 우리 국군의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1994.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