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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고(新思考)의 필요성 절감


신사고(新思考)의 필요성 절감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데모와 분쟁이 일상적인 것이 되고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당이 일부 노동자들 심지어 이익단체에 점령당해도 어느 누구도 손을 못 쓰는 지경이었다. 1987년 민주화투쟁을 열렬히 지원했던 시민들이 불안해했고, 진보세력과 보수 우파가 상호간의 불신과 대결을 깊게 하고 있었다. 이승만 정권 때부터 권력의 몰락이나 위기 상황을 보아 온 나는 6공의 몰락과 헌정 중단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불행을 막기 위해 결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많이 망설였다. 나는 고독한 선택을 많이 한 사람이다.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갈림길에 설 때면 나는 항상 국민과 역사에 의지했다. 결단을 내리기 전에는 잠 못 이루는 고뇌도 있고 결정을 내린 뒤의 초조감도 경험했지만 그리 오래 미루지 않았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이 신중하게 검토할 여유조차 주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늦지 않게 결단을 내렸는데 합당만은 그렇지 못했다.아침에 결심했다가도 저녁에 마음이 돌아서고 자고 일어나면 결심이 변했다. 나는 일단 마음을 정하면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가는 사람인데 그때만은 그렇지 못했다.

    나는 그 무렵 소련을 방문해서 보고 느낀 감동도 생각했다. 70년간 지켜 온 공산주의를 고르바초프를 비롯한 공산당 지도부가 스스로 청산하고 있는 신사고(新思考)가 생각났다. 우리도 새로운 사고가 필요하다. 굳이 신사고라고 할 것도 없다. 역사의식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역사의식이란 한 시대와 달라진 시대를 구분해서 보는 눈이 아닌가. 시대도 정치 상황도 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마침 노 대통령도 여.야당이 다시 태어나는 개편을 하자고 했다. 민주주의를 하는 데도 힘이 필요하다. 민주화 의지를 함께 할 수 있다면 힘을 보태는 것이 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과거에만 매달리면 미래를 잃는다는 금언을 생각하면서 합당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