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한두 시간 안에 이민우 총재에게 전해지게 되어 있었고 실제로 전해졌다. 나는 여기까지 왔으니 무언가 내게 보내오는 말이 있으리라고 믿었다. 그런데 그런 말도 없고 7일부터 당 지키기에 나서고 있었다.이 총재는 7일 아침 김수한 씨를 만나 김 고문이 기어이 당을 갈라 나간다면 김 부총재는 남아서 같이 하자더라는 것이다. 잇따라 이 총재는 이기택 부총재를 만나 "두 사람이 당을 갈라 나간다지만 나는 당을 끝까지 지키겠소. 이 부총재는 두 김씨가 하는 신당에 갈 처지는 아닐테니 함께 남아서 창당 때의 정신으로 당을 재건합시다."라고 했다는 소식도 들어왔다.
이 말을 내게 전해주는 사람 말이 "이 총재의 권유에 대해 이기택 부총재는 며칠 생각해보고 결정하겠습니다 고 했는데, 이기택 씨는 남는 쪽인 모양 같습니다. 이 총재는 남을 사람들만 골라 만나고 있는데 가는 사람과 남는 사람이 반반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나는 이 말을 듣고 이 총재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아하, 이 노인네가 어두워졌구나. 이 싸움은 이민우 김영삼의 싸움도 아니고 경쟁도 아니다. 이 싸움은 나와 전두환 정권의 싸움이고 굳이 또 들먹이자면 나와 김대중 씨 사이의 경쟁인데, 이민우 총재는 이 싸움의 중심에 있지 않은데, 그걸 깨닫지 못하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실제로 그때 나와 이민우 총재가 갈라서기를 바라는 사람은 정부 여당 쪽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때 나의 선택은 나와 김대중 씨의 협력을 통해 원내 야당을 개헌의 중심세력으로 지켜 개헌을 돌파하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