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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깝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깝다'


    "나는 산에 오르면서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운다. 한 발 한 발 힘겹게 올라온 결과를 확인하는 가슴 뿌듯함이 있고 걸어온 역정을 다시 점검하고 반성해 보는 기회도 된다. 정상에 올라 크게 한번 외치면 가슴이 확 뚫린다. 정상에서 내려올 때 나는 인생을 생각한다. 올라가는 길이 있으면 내리막 길이 있다. 권력이나 정권의 운명은 마찬가지다. 무소 불능인 것 같아 보이는 정권도 이 법칙을 어길 수는 없다. 달도 차면 기울고 밀물 다음에 썰물이 오고 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깝고 정상에 오른 뒤에는 내려와야 하고 … 이 철칙을 따르지 않고 욕심을 부린 사람은 불행해졌다."

    그러나 산행이나마 할 수 있었던 자유도 오래 가지 않았다. 1982년 5월 31일 경찰이 집을 포위하는 2차 연금이 시작되었다. 재연금의 이유는 잘 모르지만 여러가지 일들이 겹친 것이 아닌가 짐작했다. 아마 직접적인 빌미는 <뉴욕 타임즈> 회견이 아닌가 싶다. 그때는 장영자 사건으로 어수선하던 때인데 나는 이같은 부정 부패는 정권의 성격상 필연적인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정치범의 석방, 광주 사태의 공식적인 조사, 언론 자유의 회복, 대통령 직선제 등 민주 제도의 회복을 요구했다. <뉴욕 타임즈>는 나의 주장을 보도하면서 김영삼 씨는 인터뷰나 연설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만 외국 기자들은 접촉하면서 정치 활동 금지를 부정하고 있으며 그가 인터뷰한 외국 신문의 기사들은 지지자들과 학생들에 의해 복사된 번역물이 되어 비밀리에 지하에서 널리 배포되고 있다고 했다.

    당시 나는 민주산악회에서나 종교 집회에 나가 설교라는 이름으로 연설도 했고 규제자의 시국 선언도 준비해 서명을 받고 있던 중이었다. 아마 이런 일들이 다시 연금당하는 이유가 되지 않았나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