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그 작업은 계획의 형태로서 끝나고 말았지만, 정작 그 기록을 정리하고자 해도 국내에서는 자료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개별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것은 있는지 모르나, 적어도 역사를 기록해야 할 언론기관에는 그런 자료들이 하나도 없다는 얘기를 듣고는 허탈해했던 기억을 나는 가지고 있다. 그것은 민주투쟁을 하면서 그것을 추진하고 계획하는 사람들이 언론기관에 그 사실을 얘기하려 하지 않았던 것은 그것이 보도되기는커녕, 오히려 정보기관에 알리는 것과 똑같다는 판단에서 언론 불신의 결과였던 것이다. 또 언론기관 내부에서도 언론인들이 그러한 민주투쟁의 현장의 기록을 스스로 외면했다는 데도 그 원인이 있다. 설사 보도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현장을 취재, 기록, 보관해야 할 언론의 사명이 있는 것인데, 이것을 스스로 저버린 것이다. 하기는 진정한 언론인, 자유언론의 창달(暢達)을 몸으로 부르짖었던 언론인들은 '74∼'75년의 자유언론 실천 선언 투쟁의 과정에서 언론계로부터 쫓겨났다는 사실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70년대 이 나라 언론의 황량함을 나는 절감치 않을 수 없었는데, 그렇다고 70년대 민주투쟁의 기록과 역사가 영원히 묻혀질 수는 없는 일일 터이다.
어쨌든 70년대 민주투쟁사의 기록을 외국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은 비극 중의 비극이다. 불행하게도 야당 투쟁에 관한 기록도 정당가에 남겨져 있는 것이 없는 형편이니, 야당사의 정리도 남겨져 있는 숙제요 문제 중의 하나이다. 언론의 부재(不在)가 한시대의 역사를 소멸시킬 수 있다는 한 경험을 우리는 70년대의 자유언론의 부재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70년대 민주투쟁의 처절하고도 장엄한 기록은 이제 우리들 스스로 써야 할 과제로 남겨져 있다. 기록하는 70년대의 역사만이 아니라, 80년대의 창조하는 역사도 결국 민주세력이 써야 할 과제이다.
내가 이끌었던 신민당이 아닌 새로운 규격화된 야당이 생겨났고, 이른바 언론통폐합으로 대부분의 언론은 사라졌고, 그 위에 자신의 연명만을 획책해야 될 가련한 언론의 초상으로 몇몇 언론기관이 남아 있으나, 그것은 이미 과거의 언론기관이 아니다. 결국 현 시점에 있어서도 야당과 언론은 같은 고난을 겪고 있다. 그러나 거기 국민이 있기에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될 소명이 있다면 민주주의를 향한 언론의 부단한 행진도 계속되어져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의 역사는 민주세력과 언론이 같이 쓰는 역사이다. 그 역사와 국민 앞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