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상 밖의 대역전 드라마를 감격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9회 말 역전극이라는 운동 경기가 있다지만 그 순간 아무도 거기에 비기려 든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페어 플레이. 승자는 관용, 패자는 승복이라지만 이 드라마는 경기결과처럼 될 것같지 않으며 그렇게 얼버무려서도 안 될지 모르기 때문에. 아니 그보다도 '접시 물의 반란' 정도로만 평가절하한 패배주의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체험으로 깨닫게한 것이 그 날의 모든 사람들이 얻은 소득 중에서 가장 귀중한 것이 아니었을까. … 이 점을 승자는 '위대한 민권의 승리'라고 표현하여 떠나갈 듯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민주 회복의 새 시대가 마침내 열렸음을 믿자고 그는 선언했다. "새로운 김영삼으로 새 출발함을 믿어 달라"고 말했다. 너무 격앙하여 기표소에 들어가 주먹을 치며 우는 대의원이 있었다. 그러다간 튀어나와 손바닥이 깨지도록 박수치는 대의원이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이번 신민당 전당대회는 한 마디로 희망이었다.
어쨌든 1970년대를 마지막 보내며 개최되는 최대의 희화적인 쇼를 구경하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예상을 마지막에 뒤엎은 제1 야당의 당 대회는 분명히 역사적인 의미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뭔지는 모른다고 나는 우선 말해 두겠다. 그러나 이철승 씨가 아니고 김영삼 씨가 당수가 된 것이 왜 이렇게 느낌이 다른 것일까.작가의 방청기대로 대회는 민심을 반영했다.민주주의를 바라는 국민의 희망, 정치에 거는 기대, 나는 이 국민을 저버리지 않을 것을 가슴에 새기고 또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