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볼 때 안보를 위해서 국민의 기본적 인권과 재산, 그리고 법의 정의가 유보되고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논리는 결코 설득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오히려 안보를 위해서 국민 개개인의 안전과 재산의 보호 그리고 인권의 보장이 절대로 필요한 것이다. 지킬 가치가 없는 안보는 한갓 공염불에 불과하다. 안보는 선천적으로 자기방어 본능에서 출발하는 것인데, 자신의 안전이 지켜지지 못하는 가운데, 어떻게 사회와 국가의 안보를 생각할 수 있는가 생각해볼 일이다. 국민 한 개인의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안보가 진정 안보일 수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유신기간 중 많이 나왔던 말이지만, 큰 자유를 위하여 작은 자유를 유보해야 된다는 이야기는(큰 자유와 작은 자유가 무엇인지를 나는 잘 모르지만) 마치 도둑을 피하기 위하여 가진 재산을 모두 불태워야 한다는 논리 이외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안보를 정권유지와 강화의 수단과 명분으로 이용하는 것을 우리는 자주 보아왔다. 같은 논리가 법에 적용되는 것이 이른바 국가와 국가안보를 위하여 개인의 인권유린이 불가피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안보는 개인의 자유와 기본적 인권, 그리고 생존권을 수호하고 키우는 정의로운 법의 해석과 운영만이 나라의 안보를 위하는 길이요, 조국의 민주주의를 키우는 일인 것이다. 법의 지배가 정의의 지배로 되고, 힘의 지배가 불의의 지배로 이해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이런 점에서 안보와 법의 이제까지에 있어 강요되고 강조된 논리는 완전히 뒤바뀌어져야 한다. 이것은 주장이 아니라 마땅히 그래야 되는 것이다. 마땅히 그래야 되는 것을 거듭 말해야 되는 데에 오늘 우리 법문화(法文化)의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