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치를 최선의 정치로(The least govern is the best govern) 보았던 것 같다.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서는 가장 좋은 정치란 국민들이 그것이 있다는 사실만 알 뿐, 정치를 의식하지 않는 정치를 최선의 정치로 설명하고 있다. 太上下知存之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러한 정치가 있기를 기대하거나, 찾아본다는 것은 무모한 일일 것이다. 우리가 현실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정치는 인간의 이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정치가 아니라, 정치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여 인간을 수단화하려는 정치가 대부분이다. 일단 체제화된 정치는 현실의 세계 속에서 그 자체가 하나의 절대가치(絶對價値)로 화하게 된다.
노자의 도덕경에 의하면 정치의 목적을 국민들이 기꺼이 받아드릴 적에는 국민들은 그 정치를 좋아하고 칭찬하지만(其次親以譽之) 그렇지 못할 때에는 두려워하고(其次畏之) 더 나빠지면 경멸하여 업신여기고(其次悔之) 결국에는 마침내 정치를 불신하게 된다고 한다. 노자의 이 말을 우리의 일천(日淺)한 정치사에 비추어보면 정확한 통찰과 설득력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