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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지배와 폭력의 지배 - 1


법의 지배와 폭력의 지배 - 1


    가장 좋은 정치가 어떤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거나 설명하기는 곤란하다. 선현(先賢)들이 이상사회(理想社會)로 제시한 사회의 정치형태 통치형태를 규명하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며, 다기화(多岐化)되고 다원화(多元化)된 오늘의 사회에서는 선현들이 제시한 이상사회의 틀을 적용하기조차 힘든 작업일 터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신화적인 정치적 이상을 그려왔던 것이다. 플라톤이 규명했던 공화국(共和國)이나, 동양사람이 그리워해온 요순시대(堯舜時代)나 오늘날 민주정치가 추구하는 자유와 평등이 보장된 평화로운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사회나, 공산주의자들이 목적하는 프롤레타리아의 왕국 등이 그것이다.

    대체로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치를 최선의 정치로(The least govern is the best govern) 보았던 것 같다.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서는 가장 좋은 정치란 국민들이 그것이 있다는 사실만 알 뿐, 정치를 의식하지 않는 정치를 최선의 정치로 설명하고 있다. 太上下知存之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러한 정치가 있기를 기대하거나, 찾아본다는 것은 무모한 일일 것이다. 우리가 현실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정치는 인간의 이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정치가 아니라, 정치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여 인간을 수단화하려는 정치가 대부분이다. 일단 체제화된 정치는 현실의 세계 속에서 그 자체가 하나의 절대가치(絶對價値)로 화하게 된다.

    노자의 도덕경에 의하면 정치의 목적을 국민들이 기꺼이 받아드릴 적에는 국민들은 그 정치를 좋아하고 칭찬하지만(其次親以譽之) 그렇지 못할 때에는 두려워하고(其次畏之) 더 나빠지면 경멸하여 업신여기고(其次悔之) 결국에는 마침내 정치를 불신하게 된다고 한다. 노자의 이 말을 우리의 일천(日淺)한 정치사에 비추어보면 정확한 통찰과 설득력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