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부트로스 갈리 사무총장 내외분, 그리고 귀빈 여러분 !

    한해가 저물어 가는 이 때에 멀리서 찾아 주신 두 분에게 우리 국민을 대표하여 따뜻한 환영인사를 드립니다.

    유엔은 우리 국민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45 년 전, 유엔은 대한민국 정부수립의 산파역을 했습니다.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 세계의 젊은이들이 유엔의 깃발 아래 모여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켰습니다.

    대한민국은 2 년 전 뒤늦게 유엔에 가입했으나 세계평화와 인류복지를 위한 유엔의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의 젊은 병사들은 유엔의 기치 아래 소말리아에서 평화를 위해 활약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과거 어느 때보다 유엔을 가깝게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은 분쟁해결과 빈곤퇴치, 자유와 인권의 신장을 위한 유엔의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동참할 것입니다.

    동서냉전이 끝난 후 세계평화를 위한 유엔의 역할과 권능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유엔은 세계의 여러 문제에 대한 토의와 결정, 그리고 행동이 조화되는 세계기구가 되고 있습니다. 나는 유엔의 기능 강화가 귀하의 뛰어난 능력과 지도 하에 이루어지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귀하는 저명한 국제법 학자이며, 또한 외교관으로서 평생을 법과 정의, 그리고 세계평화와 인류의 이상을 구현하는 데 헌신하셨습니다. 우리는 귀하의 이러한 노력과 업적에 대해 최고의 존경을 보냅니다.

    사무총장 귀하. 나는 한반도에 기울이는 귀하의 관심에 대해 특별히 감사를 드립니다.

    귀하는 이집트 외무담당 국무장관으로서 한국을 방문하여, 한국과 이집트 사이의 우호협력을 증진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하셨습니다.

    이번에 귀하가 세계평화기구의 대표로 다시 방한하신 것은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국제사회의 깊은 관심과 노력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귀하께서는 한국 방문에 이어 북한도 방문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의 핵문제는 국제사회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 핵문제가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귀하의 이번 평양 방문은 북한 핵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를 전달하고 이의 해결을 촉구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북한 핵문제가 슬기롭게 해결되면 한반도는 21 세기 세계 평화와 인류공영에 크게 기여하는 새로운 중심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귀하의 노력에 거듭 경의를 표하면서, 사무총장 내외분의 건강과 유엔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다함께 잔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993. 12. 23. 부트로스 갈리 UN 사무총장 내외를 위한 만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