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원로 스님과 불교 지도자 여러분 !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해주신 3부요인을 비롯한 정당의 지도자 여러분 !
부처님 오신 날 2537 돌을 경축하면서, 오늘 나라와 민족을 위한 이 기원법회에 참석하게 된 것을 참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이렇게 한데 모여 나라의 밝은 미래를 기원하는 이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이 땅에 전해진 지 1600 년 동안 불교는 우리 민족과 호흡을 같이 해왔습니다. 또한 불교를 떠나서 한국의 사상을 말할 수 없을 만큼 불교는 이미 우리에게 토착화된 종교가 되었습니다. 우리 전통 문화재의 대부분이 불교 문화재이듯이 불교는 찬란한 민족문화예술을 꽃피게 하였습니다. 국가와 민족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분연히 일어나 나라를 구해냈습니다. 불우한 백성들의 가슴속에 부처님은 언제나 미소를 띤 모습으로 커다란 의지가 되어 주었습니다. 바로 이런 전통 때문에 불교는 조선왕조 5 백년의 어려운 시기를 거쳐오면서도 이 땅의 백성들에게는 정신적 위안이 되어왔습니다.
존경하는 불교계 지도자 여러분 !
새정부는 변화와 개혁을 통하여 이 땅에 신한국을 창조하려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인 제가 혼신의 결단으로 앞장서서 사심 없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우리가 다함께 창조하려는 신한국은 여러분이 지향하는 불토정국에 다름 아닙니다. 신한국으로 가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있습니다. 한국병을 수술하고 있습니다. 중생이 아프면 보살도 아프다고 했습니다. 한국병을 치유해야 중생도, 보살도 나을 수 있습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새로운 문민 민주주의 시대를 맞이하여 새로운 결심과 자기반성을 통해서 진실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자기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국민으로부터 진정 사랑받는 종교인으로 이제 우리는 새롭게 태어나야만 합니다. 원각경에 이르기를 “내 몸과 마음이 깨끗하고 맑은 것이 온세상이 깨끗하고 맑아지는 첫걸음”이라 했습니다. 부처를 구하려면 먼저 내 마음을 살펴야 합니다. 불국정토가 팔정도의 수행으로부터 비롯되듯이 먼저 내 마음이 깨끗해지고 내 몸이 맑아지는 자기정화와 자기혁신으로부터 신한국은 창조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자기정화를 통해서 깨끗한 사바세계를 만들어 나갑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기 계신 불교계 지도자 여러분께서 내 몸과 내 마음을 깨끗이 하는 자기정화, 자기혁신 운동에 그 정신적 중추가 되어 주셔야만 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불교계 지도자 여러분 !
일찍부터 불교는 중생들에게 ‘자비’를 가르쳐 왔습니다. ‘자’는 인간에 대한 사랑입니다. 모든 생명에 대한 사랑입니다. 하늘을 나는 새와 물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까지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비’는 이웃에 대한 사랑입니다. 이웃의 고통에 동참하는 마음입니다. 이웃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마음입니다. 자비는 너와 나를 하나로 묶어 주는 거룩한 사랑이요, 나눔입니다. 우리는 우리들의 마음과 행동 속에 자비가 흘러넘치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마침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여 이성철 종정께서 귀중한 법어를 발표하셨습니다. “이웃을 나로 보고, 내가 이웃이 되고, 열이 하나가 되고, 백도 하나가 되는, 중도를 바로 보고, 분별을 버리자.”고 말씀하셨습니다.그 깊은 뜻을 다 헤아리기는 어렵습니다만, 우리 모두가 더불어 하나가 되자는 말씀인 줄 압니다. 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너와 나를 편가르지 말자는 말씀입니다. 공동체 전체의 공동선을 위하여 내몫만을 요구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은 더 많이 양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 큰 이익을 위하여 작은 이익을 내세우지 말자는 것입니다. 나만을 위한 삶에서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을 살자는 것입니다. 우리 다함께 고통을 분담하자는 것입니다. 미래의 희망을 함께 공유하기 위해, 오늘 이 시대의 어려움을 함께 견뎌내자는 호소입니다. 우리 모두 하나가 되자는 말씀입니다.
불교계 지도자 여러분 !
그러나 과연 우리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는지 우리는 자기자신을 반성해야만 하겠습니다. 본래 하나이던 것이 둘로 갈라져 싸우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오손도손 서로 손잡고 협력해야 할 이웃을 미워하지는 않았는지 헤아려 보아야 하겠습니다. 일찍이 인도의 한 성인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다 형제로 보일 때 새날이 온다.”고 했습니다. 우리 불교계가 부처님의 크고 넓은 가슴으로 중생 모두를 끌어안을 때 새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부처님의 자비로 우리의 이웃을 사랑할 때 신한국이 반드시 이 땅에 찾아올 것입니다. 일찍이 신라시대 불교의 가르침이 세속오계로 나타나 나라의 도덕적 규범이 되었습니다. 세속오계는 오늘에 있어서도 우리 삶의 규범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한국을 향한 도정에서 불교계가 오늘 우리가 살아야 할 도덕적 규범을 만들고, 또 몸소 실천하는 모범을 보여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해이해진 정신과 사회기강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에 불교가 앞장서서 솔선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화엄경에는 “부처님께 꽃과 향, 그리고 온갖 보배를 바치는 것이 참된 공양이 아니라 진리대로 생활하는 것이 공양”이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 진리대로 생활하는 사람이 됩시다. 그렇게 될 때 우리 사회는 그만큼 빨리 신한국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불국정토가 바로 거기에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향해 여러분의 선도적인 역할을 기대해 마지 않습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은덕이 여러분의 가정에 가득하기를 빕니다. 불교가 화합 속에 더욱 융성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