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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특별 담화문

대통령 특별 담화문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지난 21일 아침에 있었던 성수대교 사건과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이 가지고 계신 참담한 심경과 허탈감, 그리고 정부에 대한 질책과 비판의 소리를 들으면서 저는 대통령으로서 저의 부덕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심사숙고 끝에 국무총리의 사표를 반려한 것도 무엇보다 저 자신의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사고로 희생당한 분들과 슬픔에 잠긴 가족들에게 삼가 애도와 조의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국민 여러분께 이 사건으로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하여 참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30여년에 걸친 경제성장 과정에서 우리는 실로 위대한 성취를 이루어낸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질보다는 양, 실질보다는 전시 위주로 너무 성급하게 추진해온 측면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너무 많은 분야에서 내실을 다지지 못했습니다. 이번 사건도 바로 내실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일어난 대표적인 사건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유형의 사건, 사고가 터져나올 수 있는 위험은 아직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러한 사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에 대비해야 할 책임이 이 시대에 주어졌습니다. 물론 이러한 사건이 재발할 수 없도록 충분한 안전점검을 하는 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입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은 일어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것이라는 관점에서 그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만성화되고 상습화되어 있는 부실공사를 이 땅에서 영원히 추방함과 동시에 그 책임자와, 관리태만으로 이런 결과를 초래케한 공무원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토록 하겠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우리 안에 도사리고 있는 모든 위험을 점검하는 것을 비롯, 정부가 할 수 있는 가능한 조치를 다 취해나갈 것입니다.

     저는 또한 이번 사건을 통하여, 우리 사회의 관리체계가 너무나 허술하고 안이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와 같은 관리부실을 바로잡지 않고는, 우리 사회는 결코 안전할 수 없습니다. 위로부터의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간관리층의 옆으로부터의 자기혁신과 밑으로부터의 개혁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저는 절감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병리현상의 표현이라는 인식아래, 국가전반의 정비와 쇄신을 가속화해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개혁은 지금부터 새롭게 시작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에서 다함께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은, 이제까지 우리가 살아온 삶의 방식에 대한 경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장의 대가요, 선진화를 모색하는 우리에게 일대 시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성장과 건설에 초점을 맞춘 근대화를 위해 애써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이제, 국민의 삶의 질이나 생명의 안전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 공동체의 미래상이 결정됩니다. 이제 우리는 내실을 갖추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이제까지 살아왔고, 또 개발해 왔던 그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제 우리는 비용이 들더라도 안전하고 항구적인 시설물을 후손에 물려준다는 자세로 발상을 전화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빨리빨리"를 최선으로 여기는 성급함과 졸속으로부터 벗어나야 됩니다. "적당히 그냥"이 없고, 부실이 없도록 법과 제도를 보완해야 합니다. 이렇게 경제개발을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내실을 갖추는 방향으로 우리 모두의 제도와 의식을 개혁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의 국력과 국민의 수준이 그만큼의 단계에 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번 사고로 우리가 좌절하거나 의욕이 꺾여서는 안되겠습니다. 오늘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모든 공공시설물의 선진적 건설·관리체계를 도입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승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정전반에 대한 겸허한 반성을 통해 보다 실질적이며 구체적인 개혁정책으로 국민의 기대에 적극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국민여러분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오늘이 진정 위기라면, 그것은 함께 극복해야 합니다.

     다시 한번 국민여러분께 정중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면서,이번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통하여, 우리가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전기가 되도록 다함께 노력해나갈 것을 간곡하게 호소해 마지않습니다.

    감사합니다.

(1994. 10.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