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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개혁이 경제를 살리는 길

변화와 개혁이 경제를 살리는 길



    오늘 보고와 토론을 잘 들었습니다. 특히 토론과정에서 솔직하게 생각하는 바를 얘기해 주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서너 달이 지나면 문민정부가 출범한 지 1 년이 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앞으로 지금까지의 변화와 개혁, 그 자체를 거울 삼아 우리 모두가 심기일전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가 토론을 들으면서 여러 가지 느낀 바가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 허리띠를 졸라매어야 됩니다. 고통분담이라고 하는 것은 고통을 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동안 40 년 가까이 우리가 잘못된 길을 걸어 왔습니다. 우리는 너무 타성에 사로잡혀 가지고 아직까지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내 자신이 30 리나 되는 길을 걸어 국민학교에 다닌 일이 있습니다. 그 때 어린아이가 30 리 길을 걷는다는 것이 고통스럽습니다. 밤에 어떤 때에는 두렵습니다. 겁이 납니다. 누가 같이 다니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집에까지 가는데 때로는 신발을 벗고 걷기도 합니다. 그러나 조금만 가면 우리 집이 있다, 하는 생각을 하면 그 자체가 즐거움입니다. 우리는 정말 큰 행복을 위해서 고통분담을 하는 것입니다.

    금융실명제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만병통치라고 주장하던 사람이 이제 이것 때문에 문제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누가 뭐라고 하든 이 금융실명제는 우리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고 우리 국민 전체를 살리는 길이 될 것입니다.

    물론 개혁과 변화는 그 자체가 목적은 결코 아닙니다. 우리의 한국병 중의 한국병인 부정부패를 척결하지 않고 어디로 간단 말입니까 ? 우리 경제가 살아날 길이 있습니까 ? 어떤 방법으로 살아납니까 ? 우리가 진행하는 신한국·신경제 건설을 위해 필수적으로 우리가 걸어야 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면에서는 지금부터 신경제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게 될 것입니다. 물론 그 동안 금융실명제와 같은 워낙 중대한 개혁조치를 단행한 데다가 기업의 투자심리 회복이 예상 외로 지연되어서 신경제 계획의 추진이 다소 소원해진 감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시 말할 필요도 없이 금융실명제도 신경제 계획의 일환입니다. 금융실명제의 실시 계획이 신경제 5 개년 계획에 포함되어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 동안 몇 차례 후속 조치로 국민들의 실명제에 대한 불평과 불안이 그래도 많이 해소가 되었습니다. 또 이만하면 됐다고 하는 국민이 다수인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 금융실명제를 조기에 정착시키고 그 토대 위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합니다. 특히 경제·사회 등 각 분야에서 미래지향적인 국정운영을 해 나갈 것입니다.

    동시에 치열한 국제경쟁을 감안해서 국제화에 대한 안목을 넓혀 나가야 할 것입니다. 지난 3/4 분기는 신경제 5 개년 계획의 첫 분기로서 각종 경제시책들이 비교적 착실하게 추진되어 왔다고 판단이 됩니다.

    계획이 계획으로 끝나거나 단순한 실적의 나열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실적이 부진하거나 문제가 있는 경우는 이를 보완해 나감으로써 계획의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보고한 4/4 분기 추진계획은 신경제 5 개년 계획의 첫해를 마무리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이번 4/4 분기 추진계획에 개혁입법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여러분들이 다 알고 계실 줄 압니다. 이러한 개혁입법이 국회에서 처리되고 나면 새로운 모습으로 많은 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법령의 개편이 차질이 없도록 당정간에 더욱 긴밀한 협조를 하여야 할 것이며 야당하고도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원만하게 해결하는 방향으로 노력을 하여야 하겠습니다. 특히 국회의 법안 심의과정에서 법령 개정의 취지를 잘 설명해서 제도개혁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넓혀 나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설비투자가 활성화되고 수출이 촉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고한 내용대로 정부의 대형 투자사업을 앞당겨 착수하는 것도 민간투자의 선도기능을 담당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이 됩니다. 우리 경제의 체질강화를 위해서는 국제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최근 경제계에서 국제경쟁력 강화와 수출증대의 필요성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데 대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이 점에 대해서 우리 경제계에서 더 많은 노력을 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여기에서 거듭 말씀을 드리지만 우리 경제가 오늘 투자했다고 해서 금년 가을에 금방 좋아진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내가 필요한 것입니다.

    다음 회의에서는 급변하는 국제경제 여건 속에서 우리의 수출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보고해 주기 바랍니다.

    정부투자기관의 경영 문제에 있어서 문제가 너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혁신 계획을 보고해 준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여러 가지 형태로 근본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부투자기관은 예산 규모 면에서 정부예산 규모를 상회하는 그러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경영상황을 보면 다소 방만하고 과거의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관계 부처와 협의해서 개혁적인 차원에서 투자기관의 경영쇄신 방안을 마련하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해 주기 바랍니다.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제도개혁 못지않게 공동체 의식을 키워야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법률도 중요하지만 운영의 묘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의 잘못된 관행을 고쳐가면서 바로잡는 운영의 묘라고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갖가지 배타적인 집단 이기주의가 분출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집단행동은 한국병 중의 한국병입니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쳐야 합니다. 또 이것은 법이 허용하는 한 절대 용납하지 아니할 것입니다. 정부는 이해 당사자 사이에 상충하는 견해를 중지를 모아 조정해 나가되 고통분담의 분위기가 해이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만 하겠습니다.

    금년도 경제성장은 당초 기대에 못 미치지만 그 동안 추진해 온 개혁과제를 생각하면 이 정도로도 다행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무역수지가 ’89 년 이후 4 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어서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여러분이 지적한대로 일본의 엔고라든가 여러 가지 우리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때 우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집니다. 경제활력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에 물가 압력이 만만치 않아 이것이 대단히 걱정스럽습니다. 여기에는 모든 국민과 함께 정부가 힘을 합쳐서 최선을 다할 때 우리가 목표하는 선에서 억제할 수 있다고 전망할 수 있습니다.

    금년은 특히 농작물의 작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식품 등 생필품 가격안정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내년 이후에도 공공요금 등 물가불안 요인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부총리를 비롯한 경제팀은 물가안정에 보다 세심한 주의를 하도록 해 주기를 바랍니다.

    나는 지금부터 우리 경제를 살리는 데 더 많은 정열을 쏟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개혁과 변화를 줄기차게 추진해 온 것도 우리 경제의 중·장기적인 발전기반을 더욱 튼튼히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나는 임기 중 신경제가 목표로 하고 있는 선진 경제권 진입과 통일기반 조성을 기필코 달성할 책임이 나에게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나는 이것이 나에게 주어진 역사적 과업이요,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나의 이러한 신념을 십분 이해하고 적극 동참해 주기 바랍니다. 이렇게 될 때 우리는 변화와 개혁을 통해 새로운 사회를 만들고 그 터전 위에서 신한국과 신경제 건설을 앞당겨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1993. 10. 5. 신경제 추진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