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무서는 뜻밖의 돈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 돈은 시민들이 몇 년 전 혹은 수십년 전 탈세한 것을 뉘우치고 그 이자까지 가산해서 부쳐온 세금이다. 내가 번 수익에 대해서는 국가에 세금을 바쳐야 한다는 납세관념이 우리들에게는 희박한 것이다. 세금 내는 것이 마치 강탈이라도 당하는 것 같은 피해의식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탈세가 아무런 양심의 거리낌없이 행해질 수 있는 사회라고 하면 그 사회는 건전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군사쿠데타 후 우리나라 13대 실업가가 도합3천3백만 달러 상당의 소득세를 탈세한 바 있다고 발표되었듯이 우리나라에는 지난날 탈세의 기술이 치부하는 비결처럼 되었고 오늘날에도 그러한 탈세풍조는 사회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법대로 충실히 세금을 내다가는 망하기 알맞다는 것도 사실일지 모른다. 이와 같이 납세의욕을 저하시키는 데는 무엇보다 정부의 책임이 크다.
조세제도상의 불합리한 점이나 공무원들의 부패로 자기가 바친 세금이 진정 국민의 복지를 위해 쓰일 것인가, 내가 바친 세금이 제대로 국고에 들어갈 것인가 하는 회의가 서로 얽혀 오늘의 악순환을 가져왔다고 보겠다. 그거야 어쨌든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정부와 국민간의 모든 관계를 신뢰할 수 있는 바탕으로 개선하여 국민이 국가를 위해 희생하려는 정신을 키워야 할 것이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기다리기 전에 국민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한 케네디 전 대통령의 취임사의 한 구절이 오늘날 국민들의 입에서 오르내리고 있음을 본 나는 그 말의 의미는 우리에게도 적용된다고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