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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살리기 위한 고통분담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고통분담

     어제와 오늘 이틀에 걸쳐 신경제 토론회를 갖게 된 것을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합니다. 특히 경제정책의 최고 담당자 100 여 명이 합숙까지 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여러분의 노고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우리 경제의 새로운 발전방향에 대해 토론을 한 것은 더욱 큰뜻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1993 년 4 월 30 일은 진정한 의미에서 신경제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토론회를 통해서 이 자리에 참석한 여러분은 모두가 신경제 건설의 역군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됐다는 각오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기회 있을 때마다 신경제 건설을 위해 국민 각자가 고통분담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해 왔습니다. 내 자신이 전국을 다녀 보니 많은 국민들이 고통의 분담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되겠다고 하는 의식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갑자기 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이제 새정부가 출발한 지 겨우 두달밖에 안되기 때문에 의식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상당히 새로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 나타난 것처럼 개혁정책을 위해서는 세금을 더 부담해도 좋겠다는 사람들이 51.6 퍼센트로 과반수가 넘습니다. 이러한 우리 국민이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우리는 자신감을 가지고 위대한 국민들의 노력과 힘을 믿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각계각층의 ‘자기몫 찾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병들어 왔지만 이제는 ‘자기몫 다하기’로 분위기가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국민 각자의 행동으로 연결시켜 결실을 거두는 것이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보고를 듣고 보니 각 부처가 고통의 분담을 확산시키기 위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보고내용이 부처에 따라 다소 추상적인 점이 있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더욱이 각 부처 장관은 책상에서 보고만 받을 것이 아니라, 현장을 확인하면서 보다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랍니다.

     이번에 내 자신이 전국의 각 지방을 돌면서 보고를 받고, 또 시간 나는 대로 현장을 직접 가서 확인해 보기도 했습니다. 근로자, 하위직 공무원과 직접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크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고통의 분담을 위해 정부 각 부분이 솔선수범하고 있는 것은 신경제 정신을 그대로 나타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솔선수범하는 것 이상으로 강한 힘은 없습니다. 정부 각 부처와 정부투자기관이 경상비 10 퍼센트를 절감하여 중소기업 지원 등 생산적인 용도로 전환한 것은 우리 정부가 세워진 이래 역사상 없었던 일입니다. 특히 박봉에 시달리는 공무원의 봉급을 동결한 것은 매우 가슴아픈 일입니다. 공무원의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잠시 동안의 고통분담을 통해서 보다 큰 떡을 얻기 위한 하나의 방법에 불과합니다. 나는 이미 정부의 소관 부처에서 공무원 처우를 개선하는 실질적인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지시한 바도 있습니다. 정부의 투자기관 임직원의 고통분담도 보다 성실하고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민간 부분도 고통분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총과 경총간에 유사 이래 처음으로 임금인상에 합의한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노사간에 임금을 동결하기로 합의하는 기업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것이 바로 그러한 예이기도 합니다. 기업주들은 임금인상분을 생산성의 향상을 통해 흡수함으로써 제품가격과 서비스 요금이 올라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고통의 분담이 될 것입니다.

     기업주들은 근검절약에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며, 근로자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인간적인 면에서 동고동락하는 자세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업경영의 잘못을 정부 정책의 탓으로 돌리는 타성을 버려야 할 것입니다. 고통의 분담이 성공하려면 어디까지나 각계각층의 고통분담이 공평해야만 합니다. 너와 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함께 분담하는 것입니다. 한쪽이 손해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이 분담한다는 의미입니다. 정부 각 부처가 소관 분야에서 빠짐 없이 고통분담을 유도함으로써 각계각층의 고통분담이 공평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만 할 것입니다. 고통의 분담이 성공하려면 고통분담에는 정당한 보상이 따라온다는 것을 국민들이 믿을 수 있게 해야만 합니다.

     물가의 안정에 대한 믿음을 국민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불로소득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반드시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경제는 ‘신경제 100 일 계획’을 통하여 활력을 회복하고, ‘신경제 5 개년 계획’을 통하여 제도와 의식개혁을 착실히 추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신경제 계획의 수립과 집행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여러분은 무엇보다도 ‘신경제’에 대한 이론무장을 단단히 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정부의 지시와 통제가 아니라 국민의 참여와 창의에 의해 움직이는 새로운 경제를 만들어 내야 된다는 역사적 사명감을 가져야 됩니다.

     내가 전에도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만, 정치와 경제 모든 부분에서 예측이 가능해야 됩니다. 1 년 후에는 대충 어떻게 될 것이고, 6 개월 후에는 어디로 간다는 것을 알아야 됩니다. 경제인들이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합니다. 그 동안 경제의 여러 가지 실패 요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일관성의 결여입니다. 나 자신이 자율성·일관성·투명성에 대해서 이야기한 바가 있습니다. 일관성이라는 것이 정치·경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수립한 100 일 계획과 5 개년 계획을 보완하는 것은 좋지만, 계획 자체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새정부는 일관성 있는 정책, 일관성 있는 경제를 하나의 큰 생명으로 생각해야 됩니다. 국민들이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일입니다.

     오늘 아침에 우리가 같이 뛰었던 것처럼 우리 힘을 합쳐 함께 뜁시다. 내 자신이 앞장서겠습니다. 시작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똑같은 마음으로 갈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마음으로 새롭게 출발하면 우리 경제를 반드시 살릴 수 있습니다.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