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제 30 회 무역의 날을 맞았습니다. 이 뜻깊은 날을 맞아, 수출의 역군으로 지구촌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는 기업인들과 땀흘려 일하는 근로자 여러분에게 뜨거운 격려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수출증대에 남다른 공로를 세우셔서 영예의 상을 받으신 여러분께 충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30 년 전 ‘무역의 날’이 제정되었을 때, 우리의 1 인당 국민소득은 겨우 100 달러였으며, 수출은 겨우 1 억 달러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국민소득은 7 천 달러를 넘어서고 수출은 830 억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는 바야흐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수출을 앞세운 성장전략 때문에 세계가 부러워하는 이러한 성과가 가능했습니다. 저는, 우리 나라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은 수출증대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출이 활발해야만 지속적 성장은 물론 물가안정과 국제수지 균형도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야만 신경제가 지향하는 선진 경제권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기업인, 근로자 여러분 !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대내외 수출여건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국제경쟁력은 크게 약화되었으며, 우리 상품은 세계시장에서 밀려나고 있습니다. 후발개도국들은 값싼 임금으로 우리를 바짝 추격해 오고 있습니다. 기술개발이 미흡해 선진국과의 품질격차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호주의와 지역주의가 확산되어 우리의 대외 무역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20 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렸던 에이펙 지도자 경제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이번 회의에서 자유화와 개방화의 큰 흐름 속에서 세계경제는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국가간의 경제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무역전쟁, 기술전쟁, 정보전쟁의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절감하였습니다. 무한경쟁의 전개라는 커다란 변화의 물결 앞에서 세계 각국은 개혁을 통해 자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기기 위해서 우리는 남들보다 한발 앞서 개혁을 추진해야 합니다. 눈을 밖으로 돌려 세계와 경쟁하겠다는 국제인으로서의 의식과 행동을 갖추어야 합니다. 개방과 협력을 통해 세계와 더불어 살아가는 발판을 만들고 아시아·태평양 시대의 중심국가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지금이야말로 수출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일 때입니다.
기업인, 근로자, 그리고 국민 여러분 ! 저는 이 자리에서 수출증대를 위한 국제경쟁력 강화에 우리의 모든 힘을 쏟을 것을 제안합니다.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정부는 금리·지가·물류비용을 낮추는 데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통화를 신축적으로 공급하고 토지개발을 확대하며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리겠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으로 이들 비용을 낮추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들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자본축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자본축적이 확대되어야 금리가 낮아집니다. 제한된 토지를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자본축적은 국민 모두의 노력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모든 국민이 열심히 일하여 좋은 상품을 만들고, 소득과 저축을 늘려 자본을 축적해 나가야 합니다.
결국 국제경쟁력의 강화는 모든 국민의 참여와 창의력 발휘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인의 창조적인 기업가 정신과 근로자의 왕성한 근로의욕이 다시 한번 필요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기업인 여러분들에게 간곡한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기업가 정신을 다시 한번 발휘하여 수출증대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 주십시오. 기술개발에 매진하여 주십시오. 기업의 기술력이야말로 그 나라 국제경쟁력의 뿌리입니다. 그리고 세계최고 품질의 상품을 만들어 주십시오. 품질의 고급화가 이루어져야만 세계시장을 제패할 수 있습니다. 상품의 품질은 기업의 생명입니다. 아울러 고유상표를 개발해 주십시오. 얼굴 없는 상품으로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없습니다. 또한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주십시오. 세계 구석구석까지 파고드는 시장개척 노력 없이는 수출입국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저는 1 천 2 백만 근로자 여러분에게도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30 년 동안 여러분께서 흘리신 땀과 눈물의 의미를 어느 누구보다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근로자 여러분의 수고와 땀이 바로 오늘의 한국을 건설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려고 합니다. 열심히 일하고 땀흘린 대가가 지불되는 사회를 만들려 합니다. 근로자 여러분께서는 지난날의 왕성했던 근로의욕을 되살려 주십시오. 임금상승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생산성이 향상되도록 해 주십시오. 자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장인정신’을 키워 주십시오. 사람이 변해야 품질이 변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 스스로 변하는 노력을 해 주십시오.
기업인 여러분과 근로자 여러분! 저와 정부는 최선을 다해 여러분의 노력을 뒷받침하겠습니다. 외국과의 자본 및 기술교류가 촉진되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기술혁신을 산업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습니다. 연불수출 금융과 수출보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상품전시장을 마련하고, 해외시장 개척을 최대한 지원하겠습니다. 산업인력을 양성하고,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데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유로운 기업활동과 수출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없애겠습니다. 대통령인 제가 직접 점검해 나가겠습니다.
저는 또한 공직자들이 서비스 정신과 국제화 의식을 갖고 여러분들께 봉사하도록 독려하겠습니다. 저 자신도 수출증대를 위해서라면 지구촌의 어디에라도 달려가서 어느 누구와도 만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나라야 어찌되든 우리의 수출만을 강조하는 이기적인 정책을 실시하지는 않겠습니다. 수출증대 못지 않게 수입 자유화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금융을 비롯한 서비스 시장의 개방도 계속 추진하겠습니다. 우루과이 라운드의 타결에도 노력하여 자유 무역주의의 확산에 기여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 이제 7 년 후면 21 세기가 열립니다.
새로운 세기에 우리 나라가 어떠한 모습을 보일 것인가는 우리가 지금부터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부터 2∼3 년이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대전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민족입니다.
기업인과 근로자, 그리고 정부가 합심 노력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금세기 안에 세계 10 위권의 선진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자신 있게 세계로 향한 문을 열고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1993. 11. 30. 제30 회 무역의 날 기념식 연설. 무역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