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우리가 이 아름다운 보고르에서 만나 아시아·태평양의 장래를 논의할 수 있도록 해 주신 수하르토 대통령 각하의 노고를 치하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금년에 처음으로 이 회의에 참석하신 칠레의 프레이대통령, 일본의 무라야마 총리, 말레이지아의 마하티르 총리, 멕시코의 살리나스 대통령, 파푸아뉴기니의 챤 총리를 환영합니다. 또한 클린턴 대통령을 비롯하여 작년에 시애틀에서 만난 우리가 여기에서 다시 모이게 된 것을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작년에 UR협상이 고비를 맞고 있을 때, 우리는 역사적인 첫 APEC 지도자회의를 개최하여 UR의 타결을 위한 의지와 지지를 표명하였습니다. 바로 그 후에 우리는 WTO 협정의 탄생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APEC 회원국들이 작년 회의의 정신을 이어 새로운 국제무역기구가 내년 1월 1일부터 출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그러나 이 기구의 탄생만으로 자유무역질서가 완성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는 작년에 시애틀에서 APEC이 세계경제의 성장과 개방적 국제 무역제도의 확립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의 비전으로 제시하였습니다. 나는 다시 한번 APEC이 세계무역의 자유화를 위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APEC은 다양한 경제발전 수준과 문화적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다양성을 장애물로 여기지 않고 상호보완하는 기회로 활용함으로써 아·태경제공동체의 위대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이를 실천에 옮겨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 무엇보다도 무역과 투자의 각종 장애를 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제의 제시에 그치지 않고 행동의 목표를 설정할 시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나는 오늘 지도자회의에서 APEC의 무역 및 투자 자유화의 목표년도에 대해서 진지하게 논의할 것을 제의하는 바입니다. 나는 APEC 회원국의 경제발전 수준의 차이와 현행 무역자유화 정도를 감안할 때 목표년도를 2020년으로 잡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와같은 목표의 실천과정에서 역내 회원국의 다양한 발전수준이 반영되어야 하며 선진국의 경우에는 목표년도를 앞당기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APEC 각료회의나 여러 관련 기구들을 통해 각국이 처한 상황에 알맞는 실천방안들을 조속히 만들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차기 지도자회의에서는 그 실천방안들에 관한 토의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세계화 시대에 가장 핵심이 되는 자본과 기술의 이동을 촉진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와 관련하여 지난 12일 제6차 APEC 각료회의에서 투자원칙이 채택된 것을 높이 평가합니다. 그리고 무역과 투자에 관련된 분쟁의 해결을 위해서는 APEC 나름의 분쟁조정절차를 마련하고 관행을 쌓아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무역 및 투자 자유화 문제에 대하여 오늘 기탄없는 토의를 거쳐 실질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우리가 오늘 이곳 보고르에서 내리는 결정은 위대한 아시아·태평양 시대의 새 이정표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인력자원 개발 관련 발언>
인력자원 개발은 지속적인 경제발전의 필수요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경제발전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자원이 부족한 나라로서 인력자원의 개발이 중요하였으며, 특히 교육부문의 투자가 중요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APEC이 최근 인력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며, 인력자원개발은 역내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대표적 협력분야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은 자신의 경제개발 경험과 그간의 여타 개도국과의 쌍무적인 협력의 실적을 바탕으로 이 분야의 협력을 확대할 용의가 있습니다. APEC이 추진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 무역진흥, 기술협력, 중소기업 육성 등 여러 분야의 협력이 모두 인력자원 개발과 연관되어 있으므로 APEC 차원에서 역내 공동의 인력자원 개발 계획을 보다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PEC의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APEC 국가들이 사회간접자본,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정보통신망을 확충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지구촌의 거리는 더욱 짧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역내의 원활한 정보통신망을 조기에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곧 무역과 투자를 증진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이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생각에서 우리는 아·태지역의 통신망 확충문제를 논의할 목적으로 내년에 「APEC통신·정보산업장관회의」를 주최하고자 합니다.
많은 협조와 지지를 부탁합니다.
(1994. 11. 15. 인도네시아 보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