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필리핀 공화국의 대통령 각하 내외분과 일행을 이 자리에 초청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온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각하의 방한은 우리 두 나라 사이의 긴밀한 우호와 관계발전을 위하여 뜻깊은 일입니다. 필리핀과 한국은 최근에 정치적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룩했습니다. 각하께서 이번에 한국을 공식 방문하게 된 것은 우리 양국 국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봉을 재확인하고, 민주발전 성취를 축하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각하께서 대통령에 취임하신 이후, 국민화합 및 국가경제 재건과 함께 부정부패 척결을 추진함으로써, 민주주의 발전을 착실히 다져 나가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새정부도 경제의 새로운 도약과 국민의 복리증진을 위한 사회건설을 위해 과감한 개혁에 착수하고 있습니다. 때를 맞추어 각하의 방한으로, 각하께서 주도하는 ‘필리핀 2000 년’ 캠페인과 내가 주도하는 ‘신한국’ 창조를 위한 노력이 더 큰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대통령 각하.
우리 두 나라가 지난 '49 년에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동이념을 바탕으로 세계평화와 인류복지의 증진을 위해 함께 기여해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은 지난 한국전쟁 당시 필리핀이 군대를 파견하여 우리를 도와준 사실을 항상 잊지 않고 있으며, 그 당시 각하께서 청년장교로서 한국전에 직접 참가한 사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인연은 우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내일 각하께서는 필리핀 참전 기념비를 방문하시면서 남다른 감회를 가지실 것입니다. 그때 필리핀과 우방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과 같은 한국의 경제발전과 민주주의의 실현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필리핀은 냉전시대에도 공산주의에 공동으로 대항하여 아시아 지역의 평화유지에 공헌하였습니다. 그러나 냉전이 끝나고 새로운 국제질서를 형성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하고 있는 지금도 한반도에는 완전한 평화가 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전세계가 깊은 우려를 갖고 있는 북한의 핵개발 문제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하루빨리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철회하고, 핵무기 개발의혹에서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이 NPT 탈퇴 문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우리는 남북한이 상호신뢰를 회복하고 경제와 문화, 사회교류를 늘려 가면서 조국통일의 길로 점진적으로 접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우리 국민은 이의 실현을 위해서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나는 필리핀 정부가 이와 같은 우리의 노력에 동참해 주시리라고 확신합니다.
대통령 각하.
현재 귀국을 포함한 아세안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21 세기 아시아·태평양 시대를 예상하면서 한국과 아세안 국가는 모두 경제적 상호 의존도를 바탕으로 경제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과 필리핀은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면에서 교류와 협력을 꾸준히 증진시켜 왔습니다. 앞으로, 우리 양국은 우호와 유대를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21 세기 아시아·태평양 시대의 주역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뜻에서 각하의 이번 한국 방문은 우리 두 나라의 관계발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우리 나라에 머무는 동안 우리 국민의 따뜻한 사랑과 우정속에 영원히 기억되길 바랍니다.
귀빈 여러분.
라모스 대통령 각하 내외분의 건강과 필리핀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그리고 한국·필리핀 두 나라의 영원한 우의를 위하여 다함께 축배를 듭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