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운동은 근 1년이 걸려 이듬해 9월 민주당을 발족시켰는데 민국당과 원내 자유당 두 정파가 합당하는 원내 의석 33석의 작은 야당으로 출발했다. 두 정파 중심의 합당은 우리들이 예상하고 기대한 것에는 크게 못미치는 작은 출발이었다. 우리들 자유당 탈당파는 신당이 자유당과 같이 농어민을 기반으로 하는 대중 정당이 못 되고 유지 연합(有志聯合) 같은 출발을 하는 것이 다소 불만이기는 했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우리는 이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반대해 뛰쳐나왔으니 반대당에 참여하는 것이 당연했다.
이렇듯 한국의 야당은 여당이 위헌을 하면서까지 시도하는 장기집권에 반대해서 출발했다. 출발이 그랬기 때문인지 여야 관계는 내내 같은 길을 걸었다. 여당은 장기 집권을 위해 헌법도 고치고, 자유도 제한하고, 인권도 유린하는 권력 정치를 했고, 야당은 반민주적인 권력 정치에 저항할 수밖에 없었다.
야당의 길은 갈수록 가시밭 길이었고, 야당에 몸담은 나는 투사가 되어 갔다. 이런 길은 의원 생활 반년의 경험밖에 갖지 못했던 25세 초선 의원 때의 선택이다. 그리고 이 선택은 그 이후 올바른 선택을 열어 준 잘한 선택이었다고 나는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