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실명제를 실시할 당시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하였습니다. 특히,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걱정하는 분이 많았습니다. 금융실명제를 전격 실시한 후에도 각종 위기·대란설이 난무하였고 금융실명제 위반 사례도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실명제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고, 국민들의 리해와 협조가 있으면 꼭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당시의 경제상황을 볼 때 금융실명제의 실시 결정은 결코 쉽지 않았으나, 결과적으로 역시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금융실명제는 단순히 금융거래를 실명화하고 과세의 형평을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금융실명제를 실시하지 않고서는 결코 깨끗한 정부, 튼튼한 경제,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없습니다. 공직자 재산등록 및 공개 제도나 새로운 선거제도도 금융실명제 아래서 그 실효를 거둘 수 있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금융실명제는 우리가 마시는 물과 공기를 깨끗하게 해 주는 것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 1년간의 成果가 만족스러운 것이지만, 금융실명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특히 지금까지는 실명확인을 위한 금융기관의 역할이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세제와 세정의 본격적인 개혁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종합과세를 위한 철저한 준비는 물론, 적정한 세부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稅制가 개편되어야 합니다.종합과세가 실시되면 세부담이 무조건 늘어날 것이라는 일부 국민들의 그릇된 인식도 바로 잡아야 합니다.또한 세정을 과학화하고, 어떠한 경우라도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불편을 주지 않도록 세정을 쇄신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세제와 세정의 개혁외에도 금융실명제 성공을 위해서 제도와 관행을 고쳐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특히 과소비 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저축증대에 힘써야 하며이를 위해 예금자의 비밀 또한 계속 확고하게 보장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과제는 없지만, 실명제가 확고히 뿌리내리도록 철저하게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해 주기 바랍니다. 금융실명제가 실시 1∼2년만에 완벽하게 작동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보다 빨리 완성되도록 슬기를 모아야 합니다. 1년후 오늘 이와 같은 자리에서 보다 우렁찬 목소리로 힘차게 건배를 들 수 있도록 우리모두 노력해야 합니다.
(1994. 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