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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 없는 개혁으로 국가경쟁력 강화


중단 없는 개혁으로 국가경쟁력 강화


    온 국민의 열렬한 지지와 성원으로 문민시대를 연 지 벌써 10 개월이 지났습니다.

    오늘의 국정평가보고회는 문민정부 원년을 솔직하게 돌이켜 보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금년 한 해는 우리 역사의 큰 물줄기를 바로잡은 뜻깊은 한 해였습니다.

    우리 사회는 10 개월 동안 엄청나게 많이 변했습니다.

    물론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신한국 창조’를 위한 개혁의 물꼬를 터 주고 새로운 경제도약과 깨끗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였으며, 국제사회에서 우리 나라의 비중과 위상이 몰라보게 높아진 한 해였습니다.

    이제 과거를 과감히 떨치고 밝은 미래를 자신 있게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습니다. 공직자의 재산공개와 금융실명제의 실시는 역대 어느 정권도 이루어내지 못했던 명예혁명이었습니다.

    대통령인 나 자신이 재산을 먼저 공개하고 정치자금을 일체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이로써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의 고리가 원천적으로 제거되었습니다.

    이제 정직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건강한 사회의 제도적 장치가 완성되었습니다.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 앞길과 인왕산을 개방하였습니다. 지방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고, 공작정치와 밀실정치의 산실이던 안가를 철거함으로써 과거 군사문화의 잔재를 과감히 청산하였습니다.

    임정요인의 유해를 봉환하여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였습니다. 또 청와대 내의 구 총독관저를 철거하고, 구 조선총독부 건물철거를 확정함으로써 민족정기와 국민의 자긍심을 고양시켰습니다.

    우리 경제는 다행스럽게도 초반의 침체에서 벗어나 경제성장과 국제수지가 상당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신경제 100 일 계획’과 ‘신경제 5 개년 계획’의 착실한 추진으로 경제활력의 회복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특히, 금리를 내려 안정시키고 지가상승을 억제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기업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였습니다.

    우리 나라는 APEC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그 위상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지난 미국방문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몰라보게 높아진 것을 느꼈습니다.

    높아진 우리의 위상을 경제 도약에 적극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역사적 개혁성과와 함께 미흡했던 점에 대한 반성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여러 가지 국정성과가 실상보다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은 정부가 한 일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각 부처는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국민의 여론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그 여론을 정책에 반영하여야 함은 물론 국민에게 요구해야 할 것은 당당하게 설득, 홍보함으로써 정부와 국민의 거리를 좁혀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그 동안 각종 규제를 많이 완화하였다고 하지만 그것이 아직은 기업의 활동과 국민의 생활에 크게 와 닿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규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금년에 수차례 발생한 대형 안전사고에 대해 정부의 예방태세가 미흡한 점이 많았습니다. 지역 이기주의와 집단 이기주의의 분출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UR 등 대외개방에 있어서도 정부의 대응전략이 주도면밀하지 못했습니다.

    부처 이기주의에 얽매여 부처간에 갈등을 빚거나 대통령에게 연초에 계획을 보고하고 실제 추진이 지지부진한 일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결코 되풀이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새해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밖으로 새로운 세계질서 속에 우리의 위상을 분명히 세우고 안으로 임기 5 년 중 선거가 없는 유일한 해로서, 온국민이 힘차게 일해야 할 것입니다.

    문민정부 첫해에 이룩한 개혁성과와 교훈을 바탕으로 세계와 21 세기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국가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국정개혁에 전력 매진해야 할 중요한 시점입니다.

    이제 세계는 과거의 냉전보다 더 무서운 치열한 ‘경제전쟁’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7 년 동안 끌어오던 우루과이 라운드가 타결됨으로써 국경 없는 무한경쟁의 새로운 무역질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지난 11 월 시애틀에서 열린 APEC 회의에서도 협력 속의 세계경쟁을 예고했습니다.

    총알만 날아다니지 않을 뿐이지 경제전쟁·기술전쟁·과학전쟁·정보전쟁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계는 결코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국제화와 개방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입니다. 이제까지와 같은 사고와 방식으로는 국가와 기업, 국민 모두가 2 류와 3 류로 전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경주하는 것이 우리 앞에 놓인 절대절명의 과제입니다. 새로운 변화에는 새로운 대응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되고 눈을 세계로 돌려야 하며 또 6 년 앞으로 다가온 21 세기를 착실히 준비해야만 합니다.

    국제화 시대에 국가경쟁력의 초점은 기업과 지방에 맞춰져야 할 것입니다. 중앙정부는 기업과 지방을 돕는 일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세계문명의 중심이 아시아·태평양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우리 앞에 5 천년 역사의 꿈인 민족웅비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는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30 여 년간 쌓여온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바꾸지 않고는 이 나라에 ‘신한국’을 건설할 수 없습니다.

    개혁은 결코 국제화, 개방화와 따로 떨어진 별개의 것이 아닙니다. 과거를 청산하는 개혁과, 세계와 미래를 향한 개혁을 함께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중단 없는 개혁의 추진은 결국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국무총리를 비롯한 전 국무위원은 내년 1 년이 그 어느 때보다 해야 할 일이 많고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 또한 크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국가경쟁력 제고에 역점을 둔 내년도 업무계획을 착실히 수립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국민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고, 그 효과가 피부에 와 닿는 개혁시책을 중점 발굴하여 적극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나에게 하는 연두 업무보고는 보고로 끝나서는 안되고, 반드시 실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추진상황을 수시로 직접 점검할 것을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밝혀두는 바입니다.

    전 국무위원이 새해에 비상한 각오로 힘차게 출발하자는 뜻에서 내각을 새롭게 개편하였습니다. 여러분은 국정의 각 분야를 책임진 나의 분신입니다. 또 나아가 국정 전반을 책임지는 국무위원이기도 합니다. 국정 현안에 대해서는 소관을 가리지 말고 몸으로 부딪치며 현장에 파고들어 문제를 해결해 내는 강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이제 한 배를 탄 공동 운명체입니다. 나와 함께 ‘신한국 창조’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주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금년 한해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일해온 90 만 공직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과거청산과 국제화·미래를 향한 개혁에 90 만 공직자들이 주체세력으로 앞장서야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머뭇거리거나 주춤거릴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더한층 큰 분발을 당부합니다.

    (1993. 12. 27. 1993년 국정평가보고회의. 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