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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측근들, 초조함 보여


박 대통령 측근들, 초조함 보여


    정치에서 가장 어리석은 짓은 있는 것을 없는 것으로 여기는 태도다. 정치는 현실을 바탕으로 한다. 현실을 억지로 부정하려고 하면 끝내는 자신이 부정당하고 만다.1979년의 정치가 그랬다. 그해 5월 나의 총재직 복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뜨거운 것만큼 상대 진영은 찬 얼음장이었다. 내가 총재로 선출된 날 공화당은 신민당이 정국 안정을 해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성명을 냈다.

    남의 정당 잔치에 대해 설혹 맘 내키지 않아도 축하를 해 주고 경고는 뜸을 들인 뒤에 하는 것인데 그런 상식마저 팽개쳤다.더욱 놀라운 것은 당내 경쟁자들이 여당에 맞장구를 치고 나온 사태였다. 그들은 김영삼 총재가 재야와 손잡고 신민당을 끌고 가려 하면, 우리는 따라가지 않겠다고 한다. 유신 체제하의 종신 대통령이라는 절대 권력자의 자리에 있는 박 대통령이 내가 야당 총재 하는 일은 없도록 하라고 했고, 측근 막료들이 그건 어렵지 않다고 장담했다. 정보부만이 아니라 경호실까지 나섰다. 당내의 나의 경쟁자도 그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으리라는 건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그런데 실패했으니 그들 모두가 대통령 앞에 고개를 들 수 없게 되었다. 그들이 대통령에게 깎인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 초조해하는 모습이 눈에 선해 보였다.그들은 시비거리만 찾았다. 내가 무소속 의원들을 받아들이려 하자 정보 기관이 나서서 소속 의원들을 차단시키고 공화당더러 여당계 무소속을 모두 받아들이도록 했다.당초, 총선거 후, 야당계 무소속 의원들은 신민당 입당을 희망했는데 공화당이 이철승 씨의 신민당에다 무소속을 받지 말라고 했다. 신민당이 무소속을 받아들이면 공화당도 여당계 무소속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들은 여당계 무소속인 이후락 김진만 씨를 받기를 꺼렸다.

    그래서 여 야 모두 무소속을 안 받다가 내가 무소속을 받아들이기로 하자, 그들은 그 숫자를 줄이기 위해 닫고 있던 문을 열었고 그 결과 무소속은 단 한 명도 없는 국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