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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 시대의 중심국가

아시아·태평양 시대의 중심국가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 취임 후 처음으로 잠시 국민 여러분 곁을 떠났다가 이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저는 비록 8 박 9 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새로운 한국을 당당하게 세계 속에 심고 돌아왔다는 보고를 드립니다.

    먼저, 시애틀에서 열린 에이펙 지도자 경제회의는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시대의 성공적 출범을 의미합니다. 개방과 협력을 통해 공동의 번영을 추구하는 아시아·태평양 공동체를 향한 희망찬 첫걸음이었습니다. 이 지역은 앞으로 세계사를 이끌어갈 중심무대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아시아·태평양 공동체의 출발점에서 한국이 보여준 주도적 역할은 국민 여러분과 더불어 큰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는 생각입니다.

    세계 속에 한국의 위상은 크게 달라져 있습니다. 경제력 때문만은 아닙니다. 문민정부를 이룩하기까지 고난에 찬 민주화 과정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개혁정책이 세계인의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지지가 그 원동력입니다.

    이 회의에 참석한 각국의 정상들이 존경심으로 한국을 대하고, 호의를 표시했습니다.

    에이펙 회의 중 중국을 비롯한 캐나다, 호주의 정상들과도 의미 있고 유익한 개별회담을 가졌습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은 저와 강택민 주석과의 첫회담을 통해 더욱 가까운 이웃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처음으로 워싱턴을 공식 방문하여 새로운 한·미 관계의 지평을 열었습니다. 지난 7 월 이래 클린턴 미 대통령과의 두번째 만남은 태평양을 사이에 둔 두 나라 국민의 마음과 마음을 하나로 묶는 가교였습니다. 그것도 당당하고 대등한 수평적 가교였습니다.

    저와 클린턴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의 해결이 더 이상 지체되어서는 안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이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두 나라가 긴밀하게 협조하기로 다시 한번 다짐했습니다.

    무엇보다도 7 천만 민족의 생존이 걸린 북한 핵문제의 최종적 결정은 어디까지나 우리 손을 거쳐야 한다는 두 나라간의 합의는 큰 의미가 있다 하겠습니다.

    클린턴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주한미군의 감축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한 미국의 확고부동한 방위공약을 강력하게 재확인한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또한 미국에 사는 우리 동포들로부터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뜨거운 환영을 받았습니다.

    문민정부의 출현으로 분열되었던 교포사회는 화합 속에 하나로 통합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곳의 동포들에게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 문민시대와 함께 놀라운 변모를 하고 있는 조국의 모습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의 긍지를 가지고 자랑스러운 미국 시민으로서 미국의 주인이 되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이번 해외여행을 통해 세계는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개혁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변화와 개혁은 이러한 흐름에 앞서가는 것이며, 결코 멈추어서도 늦추어서도 안된다는 것을 더욱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국가경쟁력을 길러 세계로 미래로 발돋움하려는 우리의 국가발전 방향과 목표는 옳았다는 생각입니다.

    우리 나라의 달라진 모습에 대하여 세계가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가는 곳마다 열렬한 환영과 환대를 받았습니다.

    우리 나라는 이제 아시아·태평양 시대를 이끌어 가는 중심국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는 이렇게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문을 열고 세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자신 있게 문을 열어 세계를 맞이해야 합니다.

    국제화, 세계화는 이 시대의 큰 흐름입니다. 이 흐름을 앞에서 이끄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달라져야 합니다. 우리의 의식과 행동이 달라져야 합니다. 제도와 규범, 정보와 지식, 기술과 생산성을 세계화 시대에 맞도록 끌어 올려야 합니다. 온 국민이 일터에서 교실에서 가정에서 새시대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열린 가슴으로 세계를 호흡하면서, 더욱 열심히 땀흘려 일해야 하겠습니다.

    다함께 넓은 세계로, 밝은 미래로 나아갑시다. 이것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저의 귀국 보고요, 호소입니다. 감사합니다.

(1993. 11. 25. APEC 지도자 회의 및 미국 공식방문 귀국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