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나라의 각계 지도자 여러분을 모시고 농어촌발전 대책회의를 가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금년에는 기상이변 때문에 세계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물론 우리 나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조속히 여러 가지 대비책을 강구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피해가 덜했습니다.

    농민을 비롯한 모든 국민의 노력이 효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농민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역별로는 상당한 피해를 입은 곳도 있습니다. 관계 부처가 긴밀하게 협조해서 재해농가에 대한 적절한 지원대책을 조속히 강구해주기 바랍니다.

    특히 머지않은 장래에 시장개방이라는 국제적인 현실에 우리가 직면하게 됩니다. 이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우리 국가와 국민에게 유익한가 하는 것을 결정해야 되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자세가 안이한 점은 없는지, 농림수산부가 여기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검토를 계속해 주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과 관련 대외적으로 교섭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아울러 국내적인 대응 노력도 한층 강화해 주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여러 번 강조해 왔지만, 농어촌구조개선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빨리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의 농촌은 낙후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농어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농어촌의 낙후된 생활 환경을 개선하는 데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농정추진에 어떤 구체적인 변화가 있는지, 농어민들이 궁금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과거의 농정은 말만 앞세우고 일관성이 없었습니다. 농어촌의 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관성에 역점을 두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농어민들이 정부를 믿을 것입니다. 대통령으로서 농어촌 정책을 직접 챙기고자 하는 것도 일관성 있게 추진해서 반드시 알찬 성과를 거두자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농어촌도 단기적으로 곧 해결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입니다.금방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우리 정책수립 담당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앞으로 대단히 유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중장기적 목표를 세우고 계속적으로 노력해 가는 것입니다. 당장 어려움이 있더라도 제한된 투자자원은 근본적인 생산성 향상에 중점 투자해야만 할 것입니다. 농어촌구조개선 사업에 투입될 42 조원의 투자를 3 년 앞당기게 했습니다. 내년도 사업비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자금을 늘린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돈이 바르게 쓰여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융자금 등이 다른 데로 유용되지 않고 사업목적에 맞게 제대로 쓰여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주기 바랍니다.

    특히 농어민들이 지역실정에 맞는 사업을 스스로 선택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예산의 집행을 융통성 있게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기 바랍니다. 매 분기별로 개최되는 지방의 농어촌발전 대책회의는 가급적이면 많은 농어민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에서는 중요 사업의 집행성과를 지역단위로 비교해서 평가해 주기 바랍니다. 농어민들의 참여 속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지역에 대해서는 추가지원 등을 해주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이것이 우리 농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 못한 지역들이 더욱 분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농어촌 발전을 위해서는 역시 관계 부처의 공동노력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농림수산부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도로·통신·주택·교육 등 생활여건 개선 분야는 특히 그러합니다.

    이런 문제는 정책수립 단계부터 관계 부처간의 충분한 조정을 거쳐 농어촌이 정말 달라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 바랍니다.

    이제 우리는 개혁 중의 개혁인 금융실명제를 실시했습니다. 또한 공직자들의 재산을 공개토록 했습니다. 이제 정정당당하게 깨끗하게 부를 형성한 사람은 국민의 존경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개혁은 정당하게 돈을 모은 사람이 존경의 대상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신경제로의 도약에 건실한 발판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만큼 금융실명제를 조기에 정착시킬 수 있도록 중앙은 물론 지방에서도 각별히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에는 우리 국민들의 인내도 함께 필요합니다. 이것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저는 가지고 있습니다. 깨끗한 사회, 건강한 나라를 만들지 않고는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근로자가 기업가를 믿지 못하고 국민이 정부를 불신해서는 아무 것도 이루어낼 수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새로운 각오 아래 신한국을 창조하는 데 함께 노력합시다. 감사합니다.

(1993. 9. 27. 농어촌 발전 대책회의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