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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는 민족 최대의 비극

6·25 는 민족 최대의 비극

     우리 군의 원로와 6·25 참전용사 여러분, 그리고 멀리 해외에서 오신 유엔 참전용사와 가족 여러분.

     오늘은 북한 공산집단의 무력침략으로 시작된 6·25 동란이 일어난 지 43 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 날을 맞아 침략자들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 주신 국내외 참전용사 여러분을 만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여러분이 흘린 피와 땀의 대가입니다. 우리 국민은 여러분의 고귀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온국민을 대표하여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내외 참전용사 여러분. 형제끼리 총부리를 겨누어야 했던 6·25 전쟁은 우리 민족 최대의 비극이었습니다. 3 년 이상 살육과 파괴, 공포와 기아가 이 땅을 지배했습니다. 200 만명의 동포와 15 만명의 우방 청년들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했습니다. 모든 도시와 공장이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수많은 전쟁고아와 상이군경, 남편을 잃은 미망인들이 거리에 넘쳤습니다. 남북의 분단은 더욱 고착되었으며, 동북 아시아의 역사발전이 수십년 뒷걸음질해야 했습니다. 이 전쟁이 남긴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습니다. 총성은 멎었으나 진정한 평화는 아직도 오지 않았습니다. 전쟁 사상 가장 긴 휴전상태가 43 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남과 북으로 갈라진 1 천만 이산가족은 서로의 생사와 안부조차 알 수 없는 단절의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참전용사 여러분. 휴전선에 포성이 멎은 후 남과 북은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습니다. 우리는 세계의 젊은이들이 피흘려 지킨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전세계에 문호를 열고 교류와 협력을 통해 평화와 번영을 추구해 왔습니다. 역사는 우리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해 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엄청난 시련을 겪기는 했지만 오늘날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세계는 한국을 경이의 눈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 중에서 민주주의에 가장 성공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오늘의 한국사회는 인권이 보장되고, 모든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땅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거듭하여 이제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한국인은 전세계를 위해 상품을 만들고, 공장과 주택을 짓고 항만과 도로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울 올림픽을 개최한 데 이어 오는 여름 대전세계무역박람회를 개최하여 인류공영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우리의 뜻을 세계에 전할 것입니다.

     참전용사 여러분. 온 세계가 2000 년대를 향해 나아가는데 한반도의 북쪽에서는 아직도 역사의 시계바늘이 1950 년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들은 한반도의 적화통일을 위한 군사노선, 혁명노선을 추구해 왔습니다. 남북간에 기본 합의서를 체결했음에도 그들의 노선에는 이렇다 할 변화도 없습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핵개발 의혹을 불러 일으켜 세계를 불안케 하고 있습니다. 사정거리 1 천 Km 의 미사일을 개발하고 그 일부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가 인류에게 재앙만을 주었듯이, 미사일과 핵무기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들의 이러한 노선이 가져 온 것은 폐쇄와 고립, 경제파탄과 빈곤뿐입니다.

     북한이 선택해야 할 길은 매우 분명합니다. 그것은 한때 그들의 형제국이었던 여러 나라들이 지금 걷고 있는 개방과 교류, 화해와 협력의 길뿐입니다. 이것만이 그들을 파탄으로부터 구해줄 것입니다. 저는 북한이 머지않아 이 길을 선택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개방과 협력의 큰 흐름에 합류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이를 적극 도울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북한의 동포가 넓은 세계로 나와 인간적인 삶과 물질적인 풍요를 함께 나누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참전용사 여러분. 이 땅에 6·25 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의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는 굳건히 지켜져야 합니다. 오늘날 한 나라의 안보능력은 군사력과 경제력, 과학기술과 정보능력, 그리고 국민의 신념과 총화에 의해 결정됩니다. 저는 특히 나라를 지키려는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신념체계가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국민이 이 나라를 목숨 바쳐 지킬 각오가 되어 있을 때, 우리의 안보는 진정 견고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변화와 개혁을 힘차게 추진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임기 5 년 동안 스스로를 지킬 힘이 있는 나라, 국민 모두가 기꺼이 몸을 던져 지킬 가치가 있는 나라를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국제적 분쟁 방지, 민주주의와 인권의 신장, 빈곤의 퇴치 등 인류보편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더 큰 기여를 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그것이 이 땅의 자유를 위해 피흘린 참전용사 여러분의 고귀한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서 오신 유엔 참전용사와 가족 여러분.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와 번영은 우리와 여러분이 함께 흘린 피와 땀의 결실입니다. 한국을 방문한 이번 기회에 발전된 대한민국을 두루 돌아보시고, 고국에 돌아가시거든 지난날 여러분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널리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앞날에 행운과 건강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끝으로 이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재향 군인회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